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군사 분야에서의 신경전까지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미국 CNN방송과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25일(현지시간) 중국 정부가 다음 달 예정된 미 해군 강습상륙함 와스프함의 홍콩 입항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주재 미국영사관은 해당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 배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중국은 주권 원칙에 따라, 사항별로 특정 상황에 따라 (요청을) 검토·승인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2016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미국과 갈등을 겪을 때도 미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함(CVN 74)의 홍콩 정박 요청을 불허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 핵문제를 두고 긴장이 고조되던 지난해 10월에는 2년 만에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의 홍콩 입항을 허용하기도 했다.

중국의 이번 입항 거부는 미국이 지난 일주일 사이에 연달아 취한 조치에 대한 반발에서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21일 자국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로부터 수호이(Su)-35 전투기 10대와 방공미사일시스템 'S-400' 등 무기를 구매한 중국 군부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장비발전부(EDD)의 수출자격을 정지하고 금융거래를 막는 한편 책임자인 리상푸(李尙福) 부장의 미국 비자 발급도 제한했다.

이어 미 국무부는 25일 F-16 전투기를 비롯해 3억3천만달러(약 368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국 군용기 부품을 대만에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중국은 대만을 중국의 영토로 간주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깬 것으로 판단해 미국의 이런 조처에 강력히 반발했고, 겅솽 대변인은 "중국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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