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동차업체 푸조(사진)가 국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해치백 전문 브랜드’란 이미지를 버리고 최근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집중한 결과다.

'프렌치 감성' 푸조의 부활
2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푸조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3261대를 국내 시장에서 팔았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5% 늘어난 수치다. 판매 차량 대부분은 SUV다. 지난달까지 소형 SUV(모델명 2008) 414대, 준중형 SUV(3008) 1617대, 중형 SUV(5008) 868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 대수의 88.9%가 SUV인 셈이다.

과거 푸조는 해치백 전문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2000만~3000만원대 중소형 해치백 모델을 앞세워 입문용 수입차 시장 공략에 주력했다. 하지만 ‘해치백의 무덤’으로 불리는 국내 시장에서 ‘해치백 올인 전략’은 규모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었다.

'프렌치 감성' 푸조의 부활
푸조가 내놓은 해법은 ‘SUV 전문 브랜드’로 갈아타는 것이었다. 2015년 2008을 내놓으며 소형 SUV 시장을 파고들었다. 이 모델은 그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1위에 오르며 푸조의 변신이 ‘옳은 방향’이었음을 확인시켜줬다. 푸조는 지난해 3008과 5008을 잇따라 선보여 SUV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푸조 SUV 특징은 휠베이스(앞뒤 바퀴 차축 사이 간격)가 길어 실내 공간이 넓다는 점이다. 5008은 현대자동차 싼타페에 비해 전장(길이)은 130㎜ 짧지만 휠베이스는 75㎜ 더 길다. 3008도 투싼보다 휠베이스가 길다. 가격은 3070만원(2008)~4290만원(5008)으로, 국산차 경쟁 모델보다 조금 비싼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푸조 구매 고객의 75%가 3040세대”라며 “SUV 판매가 늘면서 합리적인 패밀리카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