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종 내 시가총액 1, 2위 KB금융신한지주의 시가총액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대장주’ KB금융에 밀렸던 신한지주가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최근 인수한 것을 계기로 KB금융을 맹추격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21일 1700원(3.30%) 오른 5만32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총은 22조2435억원이다. 이날 신한지주는 2.20% 상승한 4만4200원에 장을 마쳤다. 시총은 KB금융보다 5.77%(1조2839억원) 작은 20조9596억원이다.

올해 2월 말 5조원대까지 벌어졌던 두 종목의 시총 격차는 8월 중순 이후 급속도로 좁혀져 이달 3일엔 6318억원까지 줄었다. 증시 부진과 금융규제 등으로 은행계 금융주가 전반적으로 고전한 가운데 KB금융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 기간 KB금융은 20.36% 떨어졌고, 신한지주는 8.11% 하락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인수합병(M&A), 자사주 매입 등 주가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재료가 없어 주가가 급격히 오를 동력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한지주는 ‘M&A 효과’로 1등주 자리를 노려볼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인수하기로 5일 확정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한지주 내에서 순이익 비중이 큰 신한카드가 최근 정부의 신용카드업 규제로 고전 중”이라며 “신한지주의 오렌지라이프 인수는 실적에서 비(非)카드 부문 비중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의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506억원이다. SK증권은 오렌지라이프 인수 효과를 반영하면 신한지주의 내년 순이익이 올해보다 20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커진 KB금융이 반등해 신한지주와의 격차가 다시 벌어질 가능성을 예측하는 목소리도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