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정부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암시하는 신호를 보내면서 채권금리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미국도 통화 긴축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금리 상승에 대비한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2.022%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는 0.013%포인트 하락했지만 한 달 새 0.103%포인트 뛰었다. 장기 금리 지표인 10년물 금리(연 2.412%)도 지난 한 달간 0.031%포인트 반등했다.

채권금리 반등… "투자비중 줄이고 만기는 짧게 가져가라"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 영향이 컸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금리 인상을 고려할 때”라고 언급한 지난 13일 일제히 뛴 주요 국고채 금리는 1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8월 통화정책회의 기록이 공개된 뒤 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금리 인상에 찬성한 금통위원은 7월처럼 한 명이었지만 그 외 세 명의 위원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이 뒷받침되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꾸준히 올리는 것도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Fed가 2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 1.75~2.00%인 기준금리를 연 2.00~2.25%로 올린 뒤 연말에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재춘 미래에셋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한·미 금리격차 확대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도 있어 한은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채권 투자비중을 줄이라고 권고한다.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이 커지기 때문에 채권 만기는 짧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많다.

금리 상승기인 만큼 높은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고금리 채권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신용등급 ‘BB+’ 이하 투자 부적격등급 기업의 대출채권을 유동화한 뱅크론펀드와 투자 부적격등급 회사가 발행하는 하이일드채권이 유망 상품으로 꼽힌다.

신용등급 ‘AA-’ 이상인 우량기업이 찍는 영구채(신종자본증권)도 고려해볼 만한 투자처로 평가받는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