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복원이 예정된 가운데 한국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을 놓고 한·미가 세 번째 협의를 벌였지만 견해차만 재확인했다.

26일 정부에 따르면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합동대표단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롯데뉴욕팰리스호텔에서 미 정부 대표단과 만나 이란 제재의 예외국 인정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번 회담에서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은 11월5일로 예정된 미국의 이란 에너지 및 금융분야 제재 조치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설명했다. 특히 한국 석유화학업계에 긴요한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 원유)의 수입 지속 및 한·이란 결제시스템 유지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한국을 예외국으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프랜시스 패넌 미 국무부 에너지차관보는 ‘이란의 원유 수입 제로(0)화’라는 미국 목표에 비춰 예외국 인정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한국이 처한 특수한 상황은 기술적 검토를 고려해보겠다고 언급했다.

윤 조정관은 27일 뉴욕에서 데이비드 페이먼 국무부 금융위협 대응 및 제재 부차관보와 면담할 예정이다. 같은 날 기획재정부 당국자는 워싱턴DC에서 미 재무부의 금융 제재 담당관과 만날 계획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미국의 이란 제재 복원이 한국 경제와 이란 진출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 복원과 관련해 지난 6월 서울, 7월 워싱턴DC에서 열린 당국자 간 협의 때도 ‘예외국 인정’을 거듭 설득했다.

미국이 대이란 제재 과정에서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하면서 한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속속 줄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조재길/김채연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