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카카오, 마이크로소프트(MS), 라쿠텐 등 국내외 정보기술(IT) 대기업들이 잇따라 가상화폐 발행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인 라인은 지난 4일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상화폐 ‘링크’를 선보였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개발 중인 카카오의 자회사 그라운드X도 내년 1분기 가상화폐 ‘클레이’를 발행한다. 해외에서는 스타벅스가 MS 등과 손잡고 비트코인 거래소 ‘백트’를 11월 설립하고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라쿠텐도 ‘라쿠텐코인’을 준비 중이다.

IT 대기업들은 기존 금융시스템에서 벗어나 독자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동시에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에선 이들의 참여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주도해온 가상화폐시장을 발전시키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급등하기 시작해 2000만원 선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달부터 700만~800만원대에서 안정화된 것도 대기업 참여를 늘린 요인으로 꼽힌다. 한때 21%에 달하던 비트코인 원화 거래 비중도 3분의 1 수준인 6.95%로 급감했다.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은 “대기업들은 기존 사업 분야에 접목해 가상화폐의 다양한 사용처를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