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섬유, 건설자재 등 대상…최혜국 평균 관세율 7.5%로 인하
中, 11월부터 1585개 품목 관세 인하… 자유무역 수호 '부각'
미중 무역전쟁이 날로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11월 1일부터 기계와 섬유 등 1천585개 수입품목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다.

27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상무위원회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주재로 전날 회의를 열고 1천585개 수입품목에 대한 관세 인하 조치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수입품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기계의 경우 12.2%에서 8.8%로, 섬유와 건설자재는 11.5%에서 8.4%로 각각 인하된다.

종이 및 기타 상품은 6.6%에서 5.4%로 낮아진다.

올들어 인하된 관세를 모두 합치면 소비자와 기업의 세금 부담은 약 600억위안(약 9조7천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결정은 생산 확대와 비용 절감이라는 기업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동시에 대중의 다양한 소비 욕구도 충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수입을 늘리겠다는 중국의 약속과 궤를 같이할 뿐 아니라, 올해 초 내수 진작을 위해 수입품의 가격을 낮추려 했던 중국 정부의 움직임과도 일맥상통한다.

리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복잡한 국내·외 정세에 대응해 안정적이고 건강한 경제발전을 유지하고, 내수 진작, 지속적인 개방 확대를 위해 능동적으로 이 같은 조치를 한다"면서 "개방 확대 전략을 통해 더 공평하고, 편리하고, 외국 기업 투자에 흡입력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어 "이번 조치는 외국 기업 투자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또 지식재산권 보호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 7월에도 국내 소비 진작을 통한 경기 부양을 위해 광범위한 소비재에 대한 관세를 인하했다.

이번 관세 인하조치가 단행되면 중국이 최혜 통상국에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은 9.8%에서 7.5%로 낮아진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다른 선진국들에 비교해 높은 수치다.

이 때문에 미국은 줄곧 중국을 '보호주의 경제'라고 비난해 왔다.

미국이 2017년 최혜 통상국에 부과한 평균 관세율은 3.4%였다.

중국 정부는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보복관세가 부과된 미국 상품에 대해서도 관세인하를 적용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관세인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하지만, 미국 제품들은 여전히 중국의 보복관세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