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3남매 손편지에 남긴 어머니의 '애정 댓글'
“저희 삼남매는 부모님 덕분에 좋은 환경, 좋은 학교에서 배우고 자랄 수 있어 무척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상시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 못하다가 이렇게 편지로 마음을 전합니다.…”(장녀의 편지 중에서)

“돌이켜보면 까다로운 성격의 남편과 평생 이혼하지 않고 살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 부부가 삼남매의 교육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우는 것만큼은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완벽하게 일치했다.”(어머니이자 저자)

《러브레터》는 어머니와 자식들 사이에 오간 수십 통의 편지글에서 모티브를 얻어, 돌아가신 어머니의 자식들에 대한 생각과 바람을 적은 에세이다. 저자는 삼남매로부터 받은 편지를 30년 넘는 동안 한 통도 버리지 않았지만 자식들은 어머니의 편지 대부분을 잃어버렸다. 책은 자식들의 편지 원문을 소개하고, 저자의 관련 얘기를 서술하는 형식으로 집필됐다. 무심한 남편과 정(情)으로 쌓은 세월, 인생의 기쁨인 아들, 인생 최고의 벗인 큰딸, 뭐든 더 주고 싶은 막내딸, 그리고 자신의 삶까지 총 다섯 장에 걸쳐 따스하고 차분하게 적었다. 어머니의 자전적 글과 자녀들의 편지를 교차해 읽어가면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행복이란 별 게 아니라 가족이 함께 있고, 함께 먹고, 함께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바쁜 남편 대신 혼자서라도 아이들에게 살갑고 정겨운 추억을 심어주려고 노력했다. 자식들도 묵묵히 자신들을 뒷바라지해주고 떠나신 어머니의 한없는 사랑에 뜨거운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김인순 지음, 책책, 160쪽, 1만38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