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자율성 침해" 논란
曺 "학생 자기결정권 보장해야"
두발 등 학칙은 학교장의 권한
내년 1학기까지 공론화 추진
2020년부터 교복 자유화도
학교현장 논쟁 재점화 될 듯
교사 "학생간 위화감 생길까 걱정"
교총 "학칙에서 정하도록 존중을"
◆사실상 두발 완전 자유화
조 교육감은 이날 서울교육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머리카락 길이는 이제 완전 학생 자율로 맡겨야 한다”며 “파마, 염색 등 두발 상태는 자유화를 권유하되 각 학교에서 공론화를 통해 결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두발 모양을 결정하는 건 ‘자기결정권’에 해당하며 기본권으로서 보장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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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육감은 ‘공론화 결과 학교에서 두발 규제를 고수하겠다고 결론을 내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중요한 건 합의 과정”이라며 “공론화를 통해 규제를 유지하기로 결론이 나면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담당 부서인 서울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의 송재범 과장은 “계속 필요성을 제기하고 공론화 과정을 지원하며 설득하겠다”고 말해 두발 자유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편안한 교복’에 대한 공론화도 진행해 오는 12월까지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기로 했다. 각 학교가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학칙을 고치면 2020년 1학기부터 학생들은 새 교복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 자율권 침해 논란
교육계에서는 학교 현장에서 두발과 복장 자유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근무 중인 교사 박모씨(27)는 “그동안 구시대적인 학칙 때문에 학생들과 실랑이를 벌이느라 힘들었다”면서도 “파마, 염색에 돈이 한두 푼 드는 게 아닌데 학생 간 위화감이 생길까 걱정”이라고 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 “계층 간 차이가 두발에서 드러날 것 같진 않다”면서도 학생들의 화장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비켜갔다.
교육감이 공론화에 앞서 두발 자유화를 먼저 선언한 것을 두고 학교 자율권을 침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학교 교사 조모씨(26)는 “교육감이 결론을 먼저 공표하고 나서 시작하는 공론화가 얼마나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학생들이 벌써 ‘이제부터 두발규제가 없어진 거 아니냐’고 묻는다”고 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생들의 기본권은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초중등교육법이 두발, 복장에 관한 사항을 각 학교에서 학칙으로 정하도록 한 만큼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