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 평판이라는 무기 앞에서는 총도 힘이 없다.” 미국 드라마 ‘와이어(The Wire)’에서 주인공이 한 말이다.

웅진지식하우스가 출간한 '평판게임'은 평판이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 개인적, 집단적, 제도적, 국가적으로도 평판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파고 든다.

특히 비즈니스계에서 평판은 중요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주식시장에서 주가를 좌우하는 요인 중 70~80%는 브랜드나 지적 자본, 선의 등의 무형자산이다. 평판이 좋은 기업은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고 소비자에게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 있다. 강력한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수익의 선순환을 이룬다.

반대로 평판이 나쁜 기업은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는 과정에서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어렵고 정부와 규제 기관의 감시에서도 자유롭지 않다. ‘파이낸셜타임스’ 기자 출신인 저자는 “평판은 돈보다 더 가치있는 자산”이라며 “세상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평판에 의존한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더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한 게임에 참여하는 선수들이다. 모든 게임에서 승부를 가리고 이기기 위해서는 게임의 규칙을 이해하고 전략을 잘 짜야 한다. 책은 평판 게임에서 던질 수 있는 세 개의 주사위를 행동과 네트워크, 스토리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이 세가지 조건에 대해 살펴보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주어진 조건에 최적화된 전략을 제시한다. 손상된 평판을 회복하는 법과 어떤 일을 수행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역량 평판’과 도덕적 책임이나 태도를 평가하는 ‘인성 평판’, 둘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 나가야 하는에 대해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