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등 "피해자 증언 믿을 만…FBI 조사 기다려야"…WSJ "증거 없다, 표결해야"
법조계서도 논란…美변호사협회, 인준절차 중단 요청


27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진행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고교 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 관련 청문회를 두고 미국 사회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자신의 증언이 "100% 확실하다"는 피해여성과 "나는 결백하다"고 항변하는 캐버노 지명자 사이에서 누구의 의견이 더 믿을 만한지, 그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두고 찬반이 갈린 상황이다.
"FBI 조사부터" vs "당장 표결"… 캐버노 인준 놓고 美언론 양분
다수 언론은 피해자인 팰로앨토대 크린스틴 포드 교수의 주장에 힘을 싣고 캐버노 지명자 인준에 신중한 처리를 주문하는 모습이다.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포드 교수의 증언은 차분하고 위엄이 있었던 반면, 캐버노 지명자는 불안한 모습에 적대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포드 교수는 모든 질문자에게 충분히 답변하려 애썼고, 자신의 답변이 충분히 도움되는지를 걱정했다고 전했다.

그의 답변이 믿을 만했으며, 매 순간 흔들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캐버노 지명자는 몇몇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경멸을 표했고, 흔들리는 순간도 있었으며 답변 일부는 믿기 어려웠다며 그에게 박한 평가를 내렸다.

이어 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단순히 태도가 아니라 신뢰도라고 꼬집었다.

사소한 문제들에 잘못된 답변을 했고, 중요해 보이는 문제들에서는 정직성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했으며 때때로 답변을 분명하게 하지 않고 '그런 일은 없었다'고만 반복해서 주장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공화당이 즉각적인 투표를 고집한다면 이는 무책임한 것이고, 표결을 강행한다면 책임 있는 투표는 부결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표결에 앞서 먼저 사건을 조사해 이들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논리적인 수순이라고 WP는 지적했다.

또 다른 일간지 USA투데이도 두 당사자의 주장이 엇갈린다는 점을 강조하며 "그러니까 더더욱 정지 버튼을 누르고 정보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팩트 규명이 결론이 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진실 규명 노력 없이 성급히 표결하는 것은 대법원에 그늘을 드리울 것"이라며 "미국인들은 판사가 자신의 삶과 자유에 대해 내린 결정을 믿어야 하는지 궁금해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보수적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설에서 정반대의 관전평을 내놨다.

WSJ은 포드 교수를 확실히 동정 어린 증인이라 부르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포드 교수의 증언 일부는 반박되기도 했으며, 증인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여전히 사건이 일어났던 그 집이 어디인지, 그곳에 어떻게 가고 어떻게 귀가했는지를 떠올리지 못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캐버노 지명자의 자기변호는 강력했으며 감정적이었고 때로는 분노에 차있었다고 전했다.

그가 대법관 인준 과정을 '수치'라고 부르는 것도 당연하다고 했다.

WSJ는 민주당 의원들이 포드 교수에게서 나오는 팩트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WSJ는 "상원 의원들은 일어나 브렛 캐버노를 인준해야 할 때"라면서 민주당 목표는 캐버노 지명자 인준 표결을 중간선거가 끝난 뒤 하도록 밀어붙이는 것이고, 선거에서 이기고 나면 어떠한 인준이든 막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공화당은 이번 일에 정치적 명운이 걸려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일치된 표결을 촉구했다.
"FBI 조사부터" vs "당장 표결"… 캐버노 인준 놓고 美언론 양분
"FBI 조사부터" vs "당장 표결"… 캐버노 인준 놓고 美언론 양분
미 언론계뿐 아니라 법조계에서도 인준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미국변호사협회는 캐버노 지명자 인준 중단을 요청하고 나섰다.

미국변호사협회는 상원 법사위원장 척 그래슬리(공화·아이오와) 의원에게 서한을 보내 FBI 조사가 끝날 때까지 캐버노 지명자의 인준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