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황 난임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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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은 정상적인 부부관계에도 1년 넘게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분당차병원의 난임 치료 성공률은 국내 평균을 크게 웃돈다. 권 교수는 그 비결로 병원 시스템을 꼽았다. 그는 “임신 성공률은 호르몬제 등 약을 쓰는 프로토콜, 이식 기술, 연구실 숙련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며 “충분한 인력의 연구원을 두는 것도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결혼과 출산 연령이 늦어지면서 난임 부부는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1993년 첫아이 출산 연령은 평균 26.2세였지만 2016년에는 31.4세로 높아졌다. 합계 출산율은 같은 기간 1.65명에서 1.17명으로 뚝 떨어졌다.
남성의 나이가 많아지면 정자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처럼 산모의 연령이 높아지면 난자가 노화한다. 여성은 35세부터 가임력이 떨어지다 44세가 되면 대개 가임력이 소멸한다. 미혼 여성들에게 난자를 얼려 보존하라고 권하는 이유다. 권 교수는 “고령 임신일수록 난자의 유전자 이상 비율이 높아지는데 그 이유는 염색체가 붙어 있는 것이 느슨해지기 때문”이라며 “분할하면서 양쪽으로 똑같이 가야 하는데 한쪽으로 쏠려 갈 가능성이 높아져 염색체 이상이 많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방식은 시험관 아기 시술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시험관 아기 시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5일 동안 배양한 배반포를 얼렸다 이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권 교수는 배아를 여러 개 동결시켜 모은 뒤 한꺼번에 해동해 이식하는 모아이식도 활용한다. 그는 “15~20년 전에는 하나의 배아만 이식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이 같은 방식은 착상률이 높지 않아 동결 배아를 여러 개 넣어주는 방식을 활용한다”며 “과거에는 동결 배아의 생존율이 60% 정도였는데 지금은 80~90%까지 올라가 신선 배아보다 성공률이 높다”고 했다.
첫 임신을 30대 중반 이후로 미루는 부부의 3분의 1, 40대 이후로 미루는 부부의 절반 정도가 난임 문제를 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교수는 “결혼 전후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