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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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 위반과 뇌물수수 의혹을 받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29일 두 번째 경찰 조사를 받고 나왔다.

원 지사는 28일 오후 6시께부터 소환조사를 받기 시작해 이날 오전 2시50분께까지 9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 제주지방경찰청 수사과를 나온 원 지사는 "치열한 선거 과정에서 일어났던 고발 사건들에 대해 사실관계를 밝혀야 정리가 될 수 있다"며 "고발 건에 대해 밝힐 것은 밝히고 매듭을 짓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도정에 전념하겠으니 도민은 지나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조사에 앞서서도 "지방선거 때 여러 건이 고발돼 있는데 어차피 진실을 밝히기 위해 조사를 끝마쳐야 한다"며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원 지사를 상대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3건과 뇌물수수 혐의 1건에 대해 내막 등을 물었다.

경찰이 주목하고 있는 뇌물수수 의혹은 2014년 8월 1일 도지사 취임 직후 모 고급 골프장 주거시설 특별회원권을 원 지사가 받았는가다. 관련해 제주지사 선거 당시 경쟁 관계였던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의 의혹 제기와 원 후보의 해명 등이 오가며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문 후보 측은 당시 "도내 최고급 골프시설인 모 골프장 내 주거시설의 상류층으로 구성된 주민회로부터 원 후보가 특별회원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 측은 특별회원권을 가져본 일이 없고 이를 사용해 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이번 조사를 통해 뇌물수수 의혹이 입증된다면 반박 기자회견에 대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 지사는 예비후보 당시인 지난 5월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서 제주도 난개발과 중국 자본 투자에 대한 질문에 대해 상대인 문 후보와 전직 지사가 관여했을 수 있다고 언급해, 허위사실 공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원 지사가 받는 혐의에 대한 자료 및 참고인 조사를 추가로 벌인 후 내달 중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계획이다.

원 지사는 이번 소환조사와 별개로 지난 27일 업무를 마친 오후 8시께에도 서귀포경찰서에 출석, 사전선거운동 위반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았다.

서귀포경찰은 원 지사가 지난 5월 서귀포시 모 웨딩홀에서 열린 모임에서 마이크 등 음향장비를 이용해 공약을 발표한 것에 관해 사전선거운동 위반 여부를 조사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