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용호 '깐깐한 협상' 예고…빈 협상·폼페이오 방북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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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일방적 핵무장해제 없다"…美, 비핵화때까지 제재유지 강조
신뢰가능 비핵화·안전보장조치가 관건…종전선언이 향배가를듯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9일(현지시간)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차후 깐깐한 대미협상을 예고했다.
북미가 2차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리 외무상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하게 확인하면서도 상응조치를 직설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핵신고-종전선언 갈등으로 교착을 지속하다가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리 외무상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색하고 나서면서 추이가 주목된다.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은 비핵화 의지 재확인과 함께 핵무기·핵기술 이전 불가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안전보장이 없는 일방적 핵무장 해제는 할 수 없다는 말로 요약된다.
동시행동·단계적 실현 원칙을 재확인했음은 물론이다.
다시 말해 평양 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계기 한미정상회담에서 평양공동선언에 나온 '조건부' 영변핵시설 폐기 제의 이상의 '플러스 알파'를 전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와 관련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는 상응조치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데 리 외무상은 방점을 찍었다.
북한 최고지도부의 승인을 거쳐 나왔을 리 외무상의 이런 메시지는 북미가 비핵화와 그 상응조치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에 앞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려는 압박성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핵화 의지를 갖춘 북한으로선 2차 북미정상회담이 중차대한 일이기는 하지만 자국의 원칙에서 벗어나서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문제는 트럼프 미 행정부가 '강공'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이제 새 시대의 새벽이 밝았다"고 밝히는 동시에 '대북제재망 이완'을 경계했다.
그는 대북제재와 관련해 "안보리 결의안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실현할 때까지 반드시 힘차게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한은 자기들이 먼저 무언가 내놨을 때 그것이 약점이 돼 계속 밀리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본다"면서 "비핵화를 미루겠다는 전략이라기보다는 (북한이) 내놓는 것을 미국이 일방적 양보로 생각하면 오히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판이 깨질 것이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로 볼 때 차후 전개될 북미 간 협상은 험난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11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휩싸인 트럼프 미 행정부로선 북한에 양보가 아닌 압박 공세를 펼 공산이 커 보인다.
더욱이 정치적 언명 수준이라고 할 종전선언을 미 조야에선 평화협정에 가까운 '종전협정'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연내 종전선언'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 간 실무협상, 그리고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등을 통한 북미 협상에서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외교가에선 북미 양측이 다룰 의제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조건부' 영변핵시설 폐기를 제안한 만큼 적어도 그 지점에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조건'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적어도 연내 종전선언에 미 행정부가 동의한다면 영변핵시설 폐기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따라서 북미 협상은 영변핵시설 폐기 문제를 중심으로, 그 사전 또는 사후조치를 어떻게 할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비핵화 완성 시기로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1차 임기(2021년 1월)까지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논의 로드맵이 그려질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에 북한의 핵물질·핵시설·핵무기 등에 대한 사찰과 검증이 포함돼야 함은 물론이다.
북한이 선(先) 핵신고를 거부하는 가운데 신고-검증-폐기라는 일반적인 수순이 아닌 핵 신고가 뒤로 놓이는 로드맵이 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북미 간 협상이 잘 이뤄질 때를 가정한 것이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비핵화때까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공세적으로 밝혔고, 리 외무상은 일방적 핵무장 해제는 절대 없다고 맞서면서 향후 북미가 사사건건 충돌하는 상황이라면 시나리오는 달라질 수 있다.
이제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을 통한 북미 양측의 이런 '장외전'이 차후 진행될 물밑협상에서 어떻게 조율되느냐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논의의 행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가 서로 원하는 모든 카드를 테이블에 놓고, 서로 구체적인 입장을 주고받는 단계로 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준형 교수는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교환 조건은 핵신고서와 종전선언이지만 실제 북한은 제재완화도 원하고 있고, 미국도 핵무기·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에 대한 초기조치 부분을 원하고 있으니 각자 이런 요소들을 조합해 제시하면 빅딜 가능성이 있다.
이런 부분을 서로 타진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동시성과 순차성이 모두 가미된 방안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봤다.
양 교수는 이어 "북한이 약속한 동창리 시설 부분은 충분히 먼저 할 수 있을 것이고, 이어 미국이 종전선언을 해준다면 영변 핵단지 폐기와 핵신고서 리스트 제출은 거의 동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후 핵무기·핵물질 폐기와 대북제재 완화 등이 순차적으로 교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신뢰가능 비핵화·안전보장조치가 관건…종전선언이 향배가를듯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9일(현지시간)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차후 깐깐한 대미협상을 예고했다.
북미가 2차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리 외무상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하게 확인하면서도 상응조치를 직설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핵신고-종전선언 갈등으로 교착을 지속하다가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대화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리 외무상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색하고 나서면서 추이가 주목된다.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연설은 비핵화 의지 재확인과 함께 핵무기·핵기술 이전 불가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안전보장이 없는 일방적 핵무장 해제는 할 수 없다는 말로 요약된다.
동시행동·단계적 실현 원칙을 재확인했음은 물론이다.
다시 말해 평양 정상회담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계기 한미정상회담에서 평양공동선언에 나온 '조건부' 영변핵시설 폐기 제의 이상의 '플러스 알파'를 전달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와 관련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는 상응조치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데 리 외무상은 방점을 찍었다.
북한 최고지도부의 승인을 거쳐 나왔을 리 외무상의 이런 메시지는 북미가 비핵화와 그 상응조치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에 앞서 미국의 입장 변화를 촉구하려는 압박성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핵화 의지를 갖춘 북한으로선 2차 북미정상회담이 중차대한 일이기는 하지만 자국의 원칙에서 벗어나서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문제는 트럼프 미 행정부가 '강공'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이제 새 시대의 새벽이 밝았다"고 밝히는 동시에 '대북제재망 이완'을 경계했다.
그는 대북제재와 관련해 "안보리 결의안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실현할 때까지 반드시 힘차게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북한은 자기들이 먼저 무언가 내놨을 때 그것이 약점이 돼 계속 밀리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본다"면서 "비핵화를 미루겠다는 전략이라기보다는 (북한이) 내놓는 것을 미국이 일방적 양보로 생각하면 오히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판이 깨질 것이라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로 볼 때 차후 전개될 북미 간 협상은 험난할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11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휩싸인 트럼프 미 행정부로선 북한에 양보가 아닌 압박 공세를 펼 공산이 커 보인다.
더욱이 정치적 언명 수준이라고 할 종전선언을 미 조야에선 평화협정에 가까운 '종전협정'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연내 종전선언'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 간 실무협상, 그리고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등을 통한 북미 협상에서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외교가에선 북미 양측이 다룰 의제에 초점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조건부' 영변핵시설 폐기를 제안한 만큼 적어도 그 지점에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조건'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적어도 연내 종전선언에 미 행정부가 동의한다면 영변핵시설 폐기에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따라서 북미 협상은 영변핵시설 폐기 문제를 중심으로, 그 사전 또는 사후조치를 어떻게 할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비핵화 완성 시기로 공언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1차 임기(2021년 1월)까지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논의 로드맵이 그려질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에 북한의 핵물질·핵시설·핵무기 등에 대한 사찰과 검증이 포함돼야 함은 물론이다.
북한이 선(先) 핵신고를 거부하는 가운데 신고-검증-폐기라는 일반적인 수순이 아닌 핵 신고가 뒤로 놓이는 로드맵이 짜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북미 간 협상이 잘 이뤄질 때를 가정한 것이다.
유엔총회를 계기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비핵화때까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공세적으로 밝혔고, 리 외무상은 일방적 핵무장 해제는 절대 없다고 맞서면서 향후 북미가 사사건건 충돌하는 상황이라면 시나리오는 달라질 수 있다.
이제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을 통한 북미 양측의 이런 '장외전'이 차후 진행될 물밑협상에서 어떻게 조율되느냐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논의의 행로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가 서로 원하는 모든 카드를 테이블에 놓고, 서로 구체적인 입장을 주고받는 단계로 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준형 교수는 "외부적으로 드러나는 교환 조건은 핵신고서와 종전선언이지만 실제 북한은 제재완화도 원하고 있고, 미국도 핵무기·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등에 대한 초기조치 부분을 원하고 있으니 각자 이런 요소들을 조합해 제시하면 빅딜 가능성이 있다.
이런 부분을 서로 타진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현실적인 측면을 고려하면 동시성과 순차성이 모두 가미된 방안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봤다.
양 교수는 이어 "북한이 약속한 동창리 시설 부분은 충분히 먼저 할 수 있을 것이고, 이어 미국이 종전선언을 해준다면 영변 핵단지 폐기와 핵신고서 리스트 제출은 거의 동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후 핵무기·핵물질 폐기와 대북제재 완화 등이 순차적으로 교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