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29일(현지시간)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사랑에 빠졌다”고 언급하며 북한에 대한 유화 제스처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웨스트버지니아주 윌링에서 열린 중간선거 지원 유세 연설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에 대해 자화자찬하며 “난 (과거에) 거칠게 나갔고, 그(김정은)도 마찬가지였다”며 “우린 주거니 받거니 하는 과정을 거쳐 사랑에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지나치게 유화적이라는 비판에 관해 “난 여전히 북한에 매우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북한엔 아무것도 포기한 게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북한으로부터 6·25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를 송환받은 것을 성과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김정은이 친서를 보내온 사실을 언급하며 “난 김 위원장을 좋아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우린 또 만날 것”이라며 제2차 미·북 정상회담 계획을 재차 확인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합의사항들을 이행하기 위한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북한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조치들과 관련된 여러 약속을 이행하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미 북핵담당 수석대표들도 물밑 협의를 이어갔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26~27일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뉴욕에서 세 차례 협의를 했다. 이번 접촉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10월 방북 및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이뤄졌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 중요한 것은 북·미가 (빈에서) 빨리 만나 실무협상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준비만 된다면 세부 장소와 시간은 순식간에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