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시각] 韓·中 원전 안전 협력, 제도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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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동부 연안에 집중되는 원전 건설
한·중 양국, 사고 방지와 위기 대응
조기 경보 등서 협력관리체제 갖춰야"
오승렬 < 한국외국어대 교수·중국외교통상학 >
한·중 양국, 사고 방지와 위기 대응
조기 경보 등서 협력관리체제 갖춰야"
오승렬 < 한국외국어대 교수·중국외교통상학 >
고리 5·6호기 원자력발전소 건설 중단 공론화위원회가 공사는 재개하되 탈(脫)원전 정책은 계속 추진한다는 결론을 내린 지 1년이 돼 간다. 탈원전은 장기 과제로 남았고, 논란은 수그러들었다. 원전 문제는 안전과 환경, 대체에너지 기술의 발전, 경제효율성 등이 난마처럼 얽힌 복잡한 과제이다 보니 다양한 견해는 나름의 타당성을 지닌다.
하지만 현존하는 원전의 안전한 관리 필요성에 대해서는 찬반 진영을 막론하고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중국의 원전 증설에 따른 우리의 안전 문제는 사안의 시급성에 비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2018년 4월 기준으로 11개 지역에서 원전 42기를 가동하고 있으며, 28기는 건설 중이다. 추가로 4개 지역의 건설 계획도 확정했다. 중국은 2017년 기준 총 발전량의 약 4%를 원전에 의존한다. 60% 수준의 석탄 화력발전에 의한 환경 오염을 줄이고 수자원과 석유자원 고갈에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8% 수준까지 올릴 전망이다. 문제는 일부 내륙 지역 건설 계획을 제외하면, 가동 중이거나 곧 완공될 거의 모든 원전이 서해와 맞닿은 중국 동부 연안에 분포돼 있다는 점이다.
북쪽의 랴오닝성 다롄 지역부터 상하이 부근 지역까지 편서풍 영향이나 기류 변화, 해수 오염을 통해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에서만 이미 20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며, 10기는 건설 중이다. 중국은 당초 미국 웨스팅하우스 기술에 의존했으나, 이를 활용한 중국형 원자로를 개발해 원전 건설에 투입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와 중동 등의 해외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1986년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 폭발로 인한 낙진 범위가 무려 2400㎞에 이르렀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대규모 해수 오염이 발생한 사실을 상기하면, 중국 동부 지역 원전은 유사시 한반도 대기와 해양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례 행사가 된 중국발(發) 미세먼지는 원전사고 발생 시 한국이 입을 피해 양상을 시사한다. 서해는 사해(死海)가 될지도 모른다.
한·중·일은 2008년부터 매년 원자력고위규제자협의회(TRM)를 열고 있으나, 아직 위기 상황에 대응해 실질적이며 신속한 조치를 실행할 수 있는 국가 간의 제도적 장치가 아니라 협력을 위한 분과 활동에 그치고 있다. 한·중 양국만이라도 원전사고 방지와 조기경보, 위기 대응 협력 매뉴얼 등에 관해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한국의 안전만을 고려한 일방적 희망이 아니라 중국 입장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만에 하나 원전사고가 발생해 재앙을 초래하면 ‘신형대국’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은 땅에 떨어질 것이다.
더욱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례에서 보듯이 사고가 나더라도 중국의 문제 은폐 경향과 중국형 원전 기술의 조기 완성을 향한 조급증으로 인해 그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매우 어렵다. 나름 선진국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일본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 과정은 허점투성이였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의 공통점은 초기 대응 실패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것이다. 원전 자체의 안전성보다 예방과 관리 및 사후 처리의 미흡함이 초래한 인재(人災) 성격이 강했다.
한국의 원전 건설 및 안전관리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 그러나 탈원전 지향의 과도기에 원전은 언젠가는 사라질 ‘필요악’이라는 편견 때문에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과 전문 인력 육성에 소홀하거나, 중국의 원전 안전 문제를 ‘강 건너 불’로 인식할까 우려된다. 중국과의 제도적 원전 안전 협력은 운용뿐 아니라 원료 및 설비 부품 공급과 사용 후 연료 처리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양국의 관련 산업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북한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히 관리하기 위한 ‘동북아 핵 안전 협력관리 체제’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존하는 원전의 안전한 관리 필요성에 대해서는 찬반 진영을 막론하고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중국의 원전 증설에 따른 우리의 안전 문제는 사안의 시급성에 비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2018년 4월 기준으로 11개 지역에서 원전 42기를 가동하고 있으며, 28기는 건설 중이다. 추가로 4개 지역의 건설 계획도 확정했다. 중국은 2017년 기준 총 발전량의 약 4%를 원전에 의존한다. 60% 수준의 석탄 화력발전에 의한 환경 오염을 줄이고 수자원과 석유자원 고갈에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8% 수준까지 올릴 전망이다. 문제는 일부 내륙 지역 건설 계획을 제외하면, 가동 중이거나 곧 완공될 거의 모든 원전이 서해와 맞닿은 중국 동부 연안에 분포돼 있다는 점이다.
북쪽의 랴오닝성 다롄 지역부터 상하이 부근 지역까지 편서풍 영향이나 기류 변화, 해수 오염을 통해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에서만 이미 20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며, 10기는 건설 중이다. 중국은 당초 미국 웨스팅하우스 기술에 의존했으나, 이를 활용한 중국형 원자로를 개발해 원전 건설에 투입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와 중동 등의 해외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1986년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 폭발로 인한 낙진 범위가 무려 2400㎞에 이르렀고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해 대규모 해수 오염이 발생한 사실을 상기하면, 중국 동부 지역 원전은 유사시 한반도 대기와 해양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연례 행사가 된 중국발(發) 미세먼지는 원전사고 발생 시 한국이 입을 피해 양상을 시사한다. 서해는 사해(死海)가 될지도 모른다.
한·중·일은 2008년부터 매년 원자력고위규제자협의회(TRM)를 열고 있으나, 아직 위기 상황에 대응해 실질적이며 신속한 조치를 실행할 수 있는 국가 간의 제도적 장치가 아니라 협력을 위한 분과 활동에 그치고 있다. 한·중 양국만이라도 원전사고 방지와 조기경보, 위기 대응 협력 매뉴얼 등에 관해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한국의 안전만을 고려한 일방적 희망이 아니라 중국 입장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만에 하나 원전사고가 발생해 재앙을 초래하면 ‘신형대국’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은 땅에 떨어질 것이다.
더욱이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례에서 보듯이 사고가 나더라도 중국의 문제 은폐 경향과 중국형 원전 기술의 조기 완성을 향한 조급증으로 인해 그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매우 어렵다. 나름 선진국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일본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수습 과정은 허점투성이였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사고의 공통점은 초기 대응 실패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것이다. 원전 자체의 안전성보다 예방과 관리 및 사후 처리의 미흡함이 초래한 인재(人災) 성격이 강했다.
한국의 원전 건설 및 안전관리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 그러나 탈원전 지향의 과도기에 원전은 언젠가는 사라질 ‘필요악’이라는 편견 때문에 차세대 핵심 기술 개발과 전문 인력 육성에 소홀하거나, 중국의 원전 안전 문제를 ‘강 건너 불’로 인식할까 우려된다. 중국과의 제도적 원전 안전 협력은 운용뿐 아니라 원료 및 설비 부품 공급과 사용 후 연료 처리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양국의 관련 산업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북한 핵문제 해결 과정에서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철저히 관리하기 위한 ‘동북아 핵 안전 협력관리 체제’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