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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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쇼핑관광축제 '코리아 세일 페스타'에 대해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2018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막을 올렸다. 올해 3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문화체육관광부가 소비 진작을 통해 내수경제를 살리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달부터 온라인 전용 행사를 시작으로 오는 7일까지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유명 온·오프라인 업체들이 참여해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표방해 야심차게 시작했으나 '속 빈 강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와 달리 정부 주도형으로 이뤄진 데다 국내 유통 구조상 큰 폭의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영사무국이 "세일 기간에만 '파격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다"며 홈페이지에 공개한 대표 할인 상품 가격은 온라인 최저가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건조기 그랑데(14㎏)의 경우 정가 대비 20% 할인 판매하고 있다. 서울 소재 한 삼성디지털프라자 매장에 문의하니 "제휴카드 할인 혜택 등을 적용해 최대 155만원에 구매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 모델의 온라인 최저가는 120만원대였다.

가전 외에도 식기, 의류 등 저가 제품 역시 마찬가지였다. 쯔비벨무스터 2인조 16P 페스타 홈세트(마쯔오카)는 정가 대비 60% 낮은 11만5000에 판매한다고 게시 돼 있었으나 온라인 가격은 10만원이었다. 박서준의 롱다운(지오지아)도 66% 할인된 19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었지만, 온라인에서는 최저가 18만원에 구매가 가능했다.

참가업체들은 국내 유통 구조상 큰 폭의 파격 할인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의 경우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가 제품을 직매입해 판매해 연말에는 파격 할인을 통한 재고떨이 필요성 있으나 한국은 매장 임대하고 판매수수료 받는 방식이라 재고 부담이 크지 않다.

게다가 직영매장과 인터넷 쇼핑몰, 홈쇼핑 등에서 간간이 자체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세일로 흥행을 이끌어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체들은 참가하더라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힘을 보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행사에는 350여개 기업(지난달 27일 기준)이 참여해 지난해보다 규모가 다소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가을 정기 세일 겹치고 프로모션 혜택이 크지 않아 코리아 세일 페스타 효과를 누리게 될지 의문"이라며 "정부 주도의 반짝 행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차라리 미국과 중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맞춰 연말로 늦추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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