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로 공급 감소 우려…100달러까지 상승 전망
국제유가 5분기째 올라 4년만에 최고… 신흥국 '압박'
국제유가가 올해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올라 10년 만에 가장 긴 상승세를 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12월물)은 1일 아시아 거래에서 배럴당 83.19달러로 0.6% 올라 2014년 11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가격이 이처럼 오른 것은 주요 산유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공급 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미 원유 가격이 1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라 나왔다.

시장은 11월 4일부터 시작되는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이란산 원유 수출이 얼마나 줄어들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한국과 일본, 유럽 등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거나 줄이고 있다.

이란 원유의 주요 수입국인 중국은 미국의 제재를 무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으나, 중국 국영 정유회사 시노펙(中國石化)이 지난 9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절반으로 줄였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다.

이는 미국의 압력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제재로 이란 원유 수출이 줄어도 공급을 충분히 유지할 방안을 논의했다.
국제유가 5분기째 올라 4년만에 최고… 신흥국 '압박'
원유 가격이 치솟자 특히 통화 약세까지 겹쳐 원유 수입 비용이 더 높아진 아시아 신흥시장의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책과 달러 강세, 글로벌 무역 긴장 등으로 이미 타격을 입은 신흥국에 고유가라는 두통거리가 더 생겼다고 지적했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등의 아시아 신흥국은 유가 상승과 통화 약세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원유 가격은 달러로 표시된다.

브렌트유는 올해 22% 올랐지만, 인도 루피화로 사려면 비용이 39% 높아졌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로는 34% 상승했다.

원유 수입 비용이 늘어나면 물가가 오르고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며 이는 해당국 통화에 추가 압력을 가한다.

UBS 자산운용 부문의 원자재·외환 책임자인 웨인 고든은 당분간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지정학적 긴장이 발생하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블룸버그TV에 말했다.

머큐리아에너지그룹과 트라피규라에너지트레이딩 등도 유가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100달러에 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영국 석유회사 BP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수요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어 유가 랠리가 계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