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 발달한 오페레타는 ‘작은 오페라’라는 뜻이다. 가볍고 대중적인 희극 속에 통속적인 노래와 왈츠, 폴카, 캉캉 등 춤을 넣은 오락성이 풍부한 음악극이다. 192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으로 건너간 오페레타는 뮤지컬로 진화했다.
오페레타 ‘캔디드’는 프랑스 계몽주의 철학자이자 작가였던 볼테르의 1759년 풍자소설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순진하고 낙천적인 주인공 캔디드가 세계 곳곳을 방랑하며 겪은 이야기를 풍자적으로 담고 있다.
번스타인은 뮤지컬부터 영화음악까지 작곡하며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융합을 위해 노력했다. 38세 때인 1956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지만 흥행에 실패한 이후 두 차례 개정을 거듭해 지금 모습의 오페레타 ‘캔디드’를 완성했다. 오페레타로 분류하지만 ‘캔디드’는 뮤지컬과 오페라, 오페레타 중 어느 하나로 규정하기 어려운 중간적 성격을 띠고 있다. 정통 클래식부터 성가의 12음렬, 왈츠에서 탱고에 이르는 다양한 스타일의 신선한 선율과 익살, 브로드웨이식 활기로 가득 차 있다.
‘캔디드’ 서곡은 콘서트의 시작이나 앙코르로 자주 연주됐지만 극 전체를 국내에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향은 이번 무대에서 가넷 브루스 연출로 2015년 볼티모어심포니가 연주한 버전을 선보인다. 유타심포니와 공동 캐스팅한 주역 6인은 2017년 그래미상 수상자인 메조소프라노 빅토리아 리벤구드를 비롯해 테너 조너선 존슨, 소프라노 로렌 스누퍼, 바리톤 휴 러셀 등 미국의 문화적 전통을 깊이 이해하는 미국 출신 성악가들이다. 조연은 국내 성악가들로 선발했다. 내레이션은 브로드웨이에서 데뷔한 실력파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가 맡는다. 공연 시작 30분 전부터는 송주호 음악칼럼니스트가 해설자로 나서 관객이 프로그램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