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인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이 1일 가동을 시작했다. 앞으로 약 2년간 글로벌 제조 승인을 거쳐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게 된다. 업계는 2020년이면 3공장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 2공장에서 BMS, 로슈 등의 제품 생산 허가를 받은 경험이 있어서다. 분식회계 사태로 휘청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공장 가동을 계기로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시장의 강자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바이오, CMO 고성장 궤도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공장은 단일 공장 기준 18만L 규모다. 한 번에 18만L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공장 면적은 상암월드컵경기장의 약 두 배인 11만8618㎡에 달한다. 스위스 론자,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등 경쟁사의 공장 규모는 평균 9만L다. 그동안 규모가 5만L 이상인 공장은 투자비가 많이 들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게 바이오업계의 인식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공장은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다. 1, 2공장을 건설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립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도 절감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공장은 2공장 대비 생산 규모는 약 20%, 설비는 60% 이상 증가했음에도 2공장보다 2개월 단축한 10개월 만에 검증을 끝냈다.

혁신적인 유지 보수 방식을 도입해 생산 제품을 변경할 때 발생하는 손실도 최소화했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최신 관류 기술을 결합하고 물류 동선을 최소화했다. 배양과 정제 기간을 최소화해 대량생산뿐만 아니라 다품종 소량생산도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설계와 핵심 설비 이중화를 통해 조업 중단 없이 365일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공장 콘셉트, 디자인부터 자체적으로 설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3공장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삼성만의 독자적인 기술을 살린 공장”이라며 “운영 비용은 규모가 작은 기존 2공장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3공장 가동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세계 최대 CMO 자리를 예약하게 됐다. 삼성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은 1공장(3만L)과 2공장(15만L)을 합쳐 총 36만L다. 론자와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생산시설 확장 계획을 발표했지만 공장 완공에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세계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쟁사보다 선제 투자한 3공장을 기반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CMO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9월 말 기준 총 24개사와 33개 제품에 대한 바이오의약품위탁개발 및 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11월 처음 글로벌 제조 승인을 획득한 이후 약 2개월마다 한 건씩 승인을 획득하며 총 19건의 제조 승인을 획득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3공장의 생산 돌입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CMO기업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세계 최고의 CMO 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