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은 2일 삼성전자의 메모리에 대한 가격결정력이 간과되고 있다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6만7000원을 유지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에서 삼성이 점유율 전략이 아닌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황 연구원은 "매출기준으로 50%에 달하는 삼성의 시장지배력과 과거대비 4달 이상으로 길어진 디램의 턴어라운드 타임을 감안하면, 삼성이 비수기에도 가격을 적정선에서 방어할 수 있는 요인이 다양하다는 점을 시장은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상대로 내년의 디램수급이 거의 밸런스를 유지한다면 비수기 재고를 전략적으로 조절해 하반기 판매로 활용하거나 증설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19년 디램 업황은 2018년과 크게 다를 것이 없고, 오히려 2020년은 AI와 5G의 성장을 배경으로 추가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의 스마트폰 전략 변화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황 연구원은 "삼성의 스마트폰 전략이 노트 7 화재이후 완성도를 높이는 전략에서, 중저가 모델에도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점유율을 높여가는 방향으로 전환된 것을 환영한다"며 "이런 전략적 변화는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삼성의 장점인 부품경쟁력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올해보다 개선되는 스마트폰 사업을 기대한다"고 했다. 시장의 낮은 기대감도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삼성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6.95조로 컨센서스 17.2조와 유시한 수준의 최대 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했다.

황 연구원은 "기존 이익추정치는 2018년과 2019년이 유사한 상태에서 2020년 하락세를 예상했으나, 이를 2020년도 상승하는 방향으로 상향 조정한다"며 "이는 반도체 사이클이 2020년까지 수요의 추세적 상승과 공급의 제한으로 호황이 이어지는 점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번 반도체 사이클에서 현금흐름이 과거와 달리 강하게 축적되고, 삼성의 주주환원 프로그램이 2019년 추가적으로 개선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고점 논란 등 대내외적인 악재로 주가는 올해에도 시장 수익률을 밑돌고 있으나, 내년의 현금흐름이 올해와 같이 유지되는 것을 시장이 확인한다면 주가는 충분히 재평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