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직원 채용 때 노조 관련 질문 등으로 가입 위축"
"사찰·압박도 사실로 확인"…노조, 자체 조사 결과 공개
법원노조, 양승태 前대법원장 고발…"노조사찰·와해공작"
전국공무원노조 법원본부(법원노조)가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의 노조 와해공작으로 피해를 봤다며 2일 양 전 대법원장과 전직 법원행정처장(대법관)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법원노조는 이날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달간의 자체 진상조사 결과, 양승태 사법부 시절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계획과 실행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양 전 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노조는 "자체 조사 과정에서 법원행정처의 자료제출 및 진술 거부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강제조사로 불법사찰 및 노조 와해공작의 진실을 밝히고 관련자를 처벌해 달라"고 말했다.

앞서 법원행정처가 지난 7월 31일 자체 공개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 문건 중에는 양승태 사법부 시절의 법원행정처가 법원노조의 간부 성향을 분석하고, 전국공무원노조 탈퇴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 등을 분석한 내용이 포함됐다.

법원노조는 법원행정처 측이 법원 서기보 등 직원 채용을 위한 면접 과정에서 노조 관련 질문을 해 실제로 노조가입이 위축된 사실을 자체 진상조사단 활동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채용 면접 과정에서 노조 관련 질문이 나온 것은 법원 직원의 노조가입률이 높은 배경이 신규 서기보의 높은 가입률에 있다고 법원행정처가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법원노조는 주장했다.

이밖에 법원행정처 담당자들이 노조 운영위원회나 집회 등을 사찰하고 법원노조 명의의 코트넷 게시물을 수정·삭제하도록 공문을 보내는 등 행위가 확인됐다며 이런 조사결과를 법원 내부통신망에 공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