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이후 소득 16배 늘었지만
면세한도 10만원서 6배 증가 그쳐
여행객들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려
국민 청원 게시판에 "한도 높이자"
소득 수준이 높아진 것도 한 이유다. 면세 한도는 1979년 처음 생겼다. 당시 10만원이었다. 이후 꾸준히 높아져 2014년 지금의 600달러가 됐다. 약 6배로 늘었다. 이 기간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709달러에서 2만7892달러로 16배 증가했다. “국민소득과 비례해 면세 한도를 늘린다면 1600달러가 적정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해외 주요 국가와 비교했을 때 낮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은 체류 기간과 지역에 따라 200달러부터 1600달러까지 면세 한도를 두고 있다. 일본은 20만엔(약 200만원), 중국은 5000위안(약 80만원)이다.
면세 한도가 낮다 보니 해외여행객 상당수가 ‘잠재적 범죄자’로 내몰린다는 얘기도 설득력이 있다.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화장품 몇 개만 사도 600달러 금방 넘는다” “한도 넘는 물건을 공항 면세점에 가져다 놓고 구입하면 범죄자가 되는 구조가 문제”라는 등의 글이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면세점업계는 한도 상향에 조심스럽다. ‘면세점들이 여론에 편승해 배만 불리려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서다. 대신 구매 한도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구매 한도는 면세 한도와 다르게 내국인이 면세점에서 구매가 가능한 금액이다. 현재 3000달러다. 그 이상의 상품은 세관에 자진 신고하더라도 면세점에서 구입할 수 없다. 면세점업계에선 “구매 한도와 면세 한도를 따로 둔 것은 이중규제”라며 “구매 한도를 아예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정부는 완고하다. 구매 한도는 물론 면세 한도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여행객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란 점에서 최소화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또 해외 국가 면세 한도 평균과 비교할 때 낮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2013년 기준 OECD 국가 중 1인당 국민소득이 2만~5만달러인 16개국의 평균 면세 한도는 636달러다. 내국인의 면세점 매출이 늘수록 세수가 감소한다는 것도 우려 사항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