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주재 美대사, "외교적 해결" 강조하며 선제공격은 부인
미 "러, 협정 위반해 은밀히 미사일 개발…제거 추구할 것"
미국이 러시아를 향해 금지된 크루즈 미사일의 은밀한 개발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면서 실제로 운용되기 이전에 미사일의 제거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러시아의 협정 위반을 지적하는 것이며, 선제공격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자국과 나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상응 조치라고 설명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주재 미국대사인 케이 베일리 허치슨은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냉전 시대에 체결한 협정을 위반해 미사일 지상발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허치슨 대사의 기자회견은 3일로 예정된 나토 국방장관들의 회담을 앞두고 이뤄졌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상 발사형 크루즈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정보를 28개 나토 회원국과 공유했으며, 이 시스템으로 러시아는 예고 없이 유럽 국가에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어떤 위반도 지속해서 부인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옛 소련)는 1987년 12월 정상회담에서 '중거리 핵전력 협정(INF)'을 체결해 사거리 500∼5천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 보유를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냉전 시대 군비 경쟁을 종식한 '이정표'로 평가받았다.

이 협정에 따라 양국은 1991년 6월까지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 2천692기를 폐기했다.

하지만 이후 러시아가 단거리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시리즈를 개발하고, 미국이 2000년대 들어 유럽 미사일 방어(MD)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면서 양국 간에 INF 위반 논쟁이 이어졌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2월 러시아가 SSC-8(9M729 시스템) 순항미사일을 실전 배치하자 INF 위반이라고 지적해왔다.

허치슨 대사는 "미국은 외교적 해결에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만약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개발이 계속된다면 군사적 공격도 고려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허치슨 대사는 이후 트위터에서 자신의 언급은 선제공격을 말하는 게 아니라면서 러시아는 INF 협정을 준수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미국과 나토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상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