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금융 시장을 두고 금융업권 간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시중은행과 카드사들까지 대출 규제가 없는 자동차 금융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통적인 강자였던 캐피털사들이 시장 수성에 나서는 모양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자동차 금융을 이용해 자동차를 구매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고객과 할부금융사(캐피털·카드사 등), 자동차업체가 3자 계약을 맺는 자동차 할부 형태와 고객이 은행에서 대출받아 자동차업체에 비용을 지급하는 오토론 방식이다. 점유율에선 할부금융사의 자동차 할부가 은행 오토론에 비해 훨씬 크다. 캐피털사가 85% 수준이라면 카드사가 10%, 은행권이 5% 안팎을 차지한다.
은행·카드사까지 뛰어든 '오토론'… 캐피털社 프로모션 잘 만나면 年 1~2% 금리 가능
캐피털사 자동차 할부금융의 가장 큰 장점은 자동차회사와 제휴해 진행하는 프로모션이 많다는 점이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와, KB캐피탈은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와 연계돼 있는 식이다. 프로모션을 잘 만난다면 연 1∼2%대 금리도 가능하다. 쏘나타 신차 기준으로 현금구매비율 10%, 대출기간 36개월로 설정했을 때 현대캐피탈 상품 금리는 최저 1.10%에서 시작한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판매 촉진을 위해 제조사와 금융사가 함께 프로모션할 경우 금리 경쟁력이 가장 세다”며 “신용등급이 낮아도 이용할 수 있고 신용도에 따라 금리 차별도 없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기본금리가 높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현대캐피탈의 표준형 상품 금리는 기본 4.5%다.

카드사 중에는 신한, 삼성, KB국민, 우리, 롯데 5개 카드사가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고객이 신용카드로 일시불로 결제하면 그 금액만큼 대출로 전환돼 설정한 할부 개월 수만큼 나눠 갚아 나가는 복합금융 형식이다. 카드 혜택과 할부 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카드사는 신용등급이 높은 경우를 위주로 자동차 할부를 제공한다. 신용카드를 사용한 적이 없거나 신용도가 낮은 경우에는 카드사보다 캐피털사를 이용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신용등급이 5등급 이내인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차를 할인기간에 상관없이 구매한다면 은행의 ‘오토론’을 이용할 수 있다. 오토론은 같은 신용등급을 기준으로 캐피털사 상품보다 0.4~1%포인트 정도 금리가 낮다. 신한·KEB하나·국민·농협·우리 등 5개 은행 모바일 오토론 최저 금리는 연 3.44~3.84% 수준이다. 인터넷과 모바일로 자동차를 구매할 때는 즉시 대출 신청이 가능하고 각종 할인 이벤트와 캐시백 혜택도 주어진다.

5개 은행 중 모바일 오토론 최저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마이카 대출’의 최저 금리는 연 3.44%다.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전용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할 수 있다. 대출 한도는 1억원이다. 국민은행의 모바일 매직카대출, KEB하나은행의 원큐오토론, 농협은행의 NH간편 오토론, 우리은행의 위비 모바일 오토론 등의 대출 한도도 모두 1억원이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