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사내연애' 정부는 독려하고, 기업은 주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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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같은 ‘사내연애 촉진’ 움직임을 두고 일본 정부와 사원들은 호의적인 반면, 기업들은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칫 회사가 나서서 만남의 장을 조성했다가 ‘직장 내 성희롱’ 문제가 불거질 위험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중매를 잘 서면 술이 석잔 이요 못서면 뺨이 석대라는 말’처럼 자칫 불거질지 모를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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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말 ‘특정 가치관을 강요하지 않는다’ ‘개인의 의사를 존중한다’ ‘다양성을 배려한다’ 같은 내용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기업이나 지자체에 전파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사가현은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기업이 직원들의 결혼·연애를 지원할 때의 주의점과 대응사례를 정리한 메뉴얼북 ‘결혼 센서스 북’을 제작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결국 사내연애를 하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애매한 상황이 됐습니다. 근본적으로 혼인과 출산은 중요한 사회 문제이기도 하지만 가장 개인적인 문제이기도 한 만큼, 제3자가 ‘이래라, 저래라’할 문제도 아닐 텐데 일본 정부가 오지랖 넓게 나섰던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또 모든 것을 매뉴얼 화하는 일본인의 특성이 사내연애와 관련한 에피소드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아서 흥미롭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일본의 청춘들이 어떻게 짝을 찾아갈지 살짝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