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최근 4년 만에 고점을 찍는 등 상승세를 타면서 저비용항공사(LCC) 주가가 타격을 받고 있다. 최근 태풍과 지진이 일본을 강타하면서 일본 노선 매출 비중이 큰 LCC의 실적 감소 우려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200원(3.27%) 내린 3만5500원에 마감했다. 진에어(-3.25%) 티웨이항공(-3.71%) 등 다른 LCC 주가도 이날 동반 하락했다.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실적발표를 앞뒀지만 LCC 주가는 바닥을 기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 8월 이후 두 달여간 16.4% 하락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실적 부진 우려가 1차 원인이다. 1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75.30달러까지 올랐다. 75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 원유 수출제재 본격화, 베네수엘라 감산 등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민석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평균 항공유가가 작년 동기에 비해 37.4% 증가했다”며 “유류할증료가 계속 높아지면서 단거리 노선 티켓도 가격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일본의 지진·태풍으로 연휴 성수기에 일본 노선 운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LCC가 입은 타격은 더 컸다. 태풍 제비 영향으로 오사카 간사이공항 항공편은 지난달 1주일간 폐쇄됐다가 지난달 21일 이후에야 비행이 재개됐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주항공 여객에서 28%를 차지하는 일본 노선 매출이 공항 폐쇄 기간 동안 약 36억원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진에어도 일본 노선 매출 비중이 각각 30%, 24%에 달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천공항의 일본 여객 증가율은 올 상반기 작년 동기 대비 20%에 달했지만 7, 8월엔 6~7%대로 떨어졌다”며 “9월 지진과 태풍까지 겹치면서 3분기 수요 증가 둔화가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