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일(현지시간)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며 “정부의 재정을 통한 일자리 및 복지 확대 정책이 재정 흑자를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정부가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더 걷고 있어 재정이 적자가 되진 않을 것으로 봤다.

S&P는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 재정 흑자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며 “사회복지를 늘리고 재정을 동원한 일자리 확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개인소득세율과 법인세율을 올린 덕분에 재정이 적자로 전환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P는 “비금융공기업의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며 정부가 이들 공기업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재정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다.

S&P는 “한국 신용의 가장 큰 취약점은 북한 정권 붕괴 시 한국 정부가 부담해야 할 상당 수준의 통일 비용과 같은 우발적 채무”라고 했다. S&P는 “향후 2년 내 한반도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지 않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북한과 관련한 지정학적 긴장이 확대되면 등급 하향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서는 “한국 경제의 단기 성장을 다소 둔화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P는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중 약 75%가 중국 내수 소비용이며 미국으로 최종재가 수출되는 비중은 약 5%에 불과하다”고 했다.

한국의 대외 건전성과 관련해서는 “국내은행 부문이 순대외채권자로 전환했고 은행권의 총외채 만기도 길어지고 단기외채 비중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S&P는 한국의 GDP 증가율이 단기적으로 평균 2.7%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