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삼성인상 받고 특허 7개 출원한 엔지니어…'꿈 장사'가 제일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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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밀레니얼 파워
WHO - 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
피아니스트 꿈 접고 공대 진학
"꿈이 고프다"…동료와 창업
인공지능 '작곡 앱'으로 빅히트
"주 80시간 일해도 지금이 행복"
WHO - 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
피아니스트 꿈 접고 공대 진학
"꿈이 고프다"…동료와 창업
인공지능 '작곡 앱'으로 빅히트
"주 80시간 일해도 지금이 행복"
최병익 쿨잼컴퍼니 대표(35·사진)의 어린 시절 꿈은 피아니스트였다. 직장인이었던 아버지의 생각은 달랐다. “음악은 취미로 즐기고 컴퓨터 학원에 다녀보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다행히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도 재능이 있었다. 한양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해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CE(소비자가전)부문에서 세탁물 감지 센서를 개발했다. 세탁물 오염 정도를 인지해 세제를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언제 세탁을 멈춰도 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세계 최초였다. 2014년 이 기술을 적용한 WW9000 세탁기가 개발됐고, 최 대표를 포함한 개발자들은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받았다.
최 대표는 약 6년간 근무하면서 자신의 이름으로 7개의 센서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당연히 인사 고과도 좋았다. 하지만 계속 목이 말랐다. 좀 더 큰 꿈을 이뤄내고 싶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쿨잼컴퍼니다. 첫 작품은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의 과제로 선정된 ‘험온’이다. 멜로디를 흥얼거리기만 하면 그 멜로디를 악보로 옮겨주는 앱(응용프로그램)이다. 악기를 다룰 줄 몰라도, 복잡한 화성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누구나 작곡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천 개의 악보를 학습한 인공지능(AI)이 곡에 어울리는 화음을 골라서 입혀준다.
2016년 사내 동료 5명과 의기투합해 사직서를 냈다. 그리고 독립에 성공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해에는 세계 3대 음악 박람회 ‘미뎀랩 2017’에서 우승도 했다. 현재 험온 누적 다운로드 수는 50만 건을 넘어섰다. 다음달에는 유튜브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들이 제작하는 영상에 꼭 맞는 배경음악을 찾아주고, 작곡 서비스도 제공하는 웹사이트 ‘사운즈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지난 5월 미국에 본사를 설립하고 최근 한국 법인을 지사화하는 작업을 마쳤다.
‘꽃길’만 걷고 있는 건 아니다. 최 대표는 아직도 직원 중 가장 적은 월급을 받고 있다. 퇴사 당시 8000만원대 연봉을 받던 그는 현재 2000만원 정도를 겨우 챙겨간다. 출퇴근 개념도 없다. 한 주에 80~100시간 가까이 일한다.
그래도 그는 행복하다고 한다. 추구하던 가치를 조금씩 실현하고 있어서다. 그는 우선 직원끼리 성과를 놓고 지나치게 경쟁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매주 열리는 보드게임 정도가 경쟁의 전부다. 그에게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이냐’고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삶이 아니라 현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미래는 결국 현재가 모여 나타나는 결과니까요.”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최 대표는 약 6년간 근무하면서 자신의 이름으로 7개의 센서 기술 특허를 출원했다. 당연히 인사 고과도 좋았다. 하지만 계속 목이 말랐다. 좀 더 큰 꿈을 이뤄내고 싶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쿨잼컴퍼니다. 첫 작품은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의 과제로 선정된 ‘험온’이다. 멜로디를 흥얼거리기만 하면 그 멜로디를 악보로 옮겨주는 앱(응용프로그램)이다. 악기를 다룰 줄 몰라도, 복잡한 화성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누구나 작곡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천 개의 악보를 학습한 인공지능(AI)이 곡에 어울리는 화음을 골라서 입혀준다.
2016년 사내 동료 5명과 의기투합해 사직서를 냈다. 그리고 독립에 성공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해에는 세계 3대 음악 박람회 ‘미뎀랩 2017’에서 우승도 했다. 현재 험온 누적 다운로드 수는 50만 건을 넘어섰다. 다음달에는 유튜브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들이 제작하는 영상에 꼭 맞는 배경음악을 찾아주고, 작곡 서비스도 제공하는 웹사이트 ‘사운즈업’을 공개할 예정이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지난 5월 미국에 본사를 설립하고 최근 한국 법인을 지사화하는 작업을 마쳤다.
‘꽃길’만 걷고 있는 건 아니다. 최 대표는 아직도 직원 중 가장 적은 월급을 받고 있다. 퇴사 당시 8000만원대 연봉을 받던 그는 현재 2000만원 정도를 겨우 챙겨간다. 출퇴근 개념도 없다. 한 주에 80~100시간 가까이 일한다.
그래도 그는 행복하다고 한다. 추구하던 가치를 조금씩 실현하고 있어서다. 그는 우선 직원끼리 성과를 놓고 지나치게 경쟁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매주 열리는 보드게임 정도가 경쟁의 전부다. 그에게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이냐’고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를 포기하는 삶이 아니라 현재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미래는 결국 현재가 모여 나타나는 결과니까요.”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