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패피' 홀린 7인의 K 패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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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청·박윤희·문영희·양해일 등
"품질·가격·스토리텔링 훌륭하다"
2일 열린 '더셀렉트파리'서 호평
한섬·신세계, 파리에 편집숍 열어
"품질·가격·스토리텔링 훌륭하다"
2일 열린 '더셀렉트파리'서 호평
한섬·신세계, 파리에 편집숍 열어
한국 디자이너 7인의 브랜드를 전 세계 바이어들에게 소개하는 ‘더셀렉트 파리’가 열린 지난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마레지구 편집숍 ‘커먼트레이드’. 이곳에서 만난 리차드 전 아이디얼피플 대표는 “이제 ‘K패션이 스토리가 있어서 좋다’는 외국인들이 더 많아졌어요. 품질과 가격은 기본이고요”라고 말했다. 미국 프랑스 등에서 쇼룸(도매상 판매 매장) 사업을 하고 있는 전 대표는 “품질과 소재, 색상 표현력이 뛰어난데 스토리텔링까지 훌륭하다는 반응을 얻는 한국 브랜드가 늘고 있다”며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잘 활용하는 브랜드를 외국 바이어들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임시 운영된 더셀렉트 파리는 유망한 한국 디자이너의 해외 쇼룸을 지원해주는 한국콘텐츠진흥원 해외지원사업의 일환이다.
◆파리 마레지구 파고든 K패션
패션의 본고장 파리의 핫플레이스 마레지구에선 K패션이 곳곳에 파고들었다. 더셀렉트 파리 쇼룸을 찾은 해외 바이어는 60여 명. 영국의 어반아웃피터스와 리버티백화점, 프랑스의 봉마르셰백화점, 미국 삭스피프스애비뉴와 바니스뉴욕백화점 등 유명한 곳들이다.
마레지구에서 10년 전부터 쇼룸을 운영하고 있는 정욱준 디자이너의 ‘준지’는 이제 K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세계 130여 곳의 유통업체 바이어들이 찾는다. 준지가 입점한 편집숍 ‘MC2디퓨전’ 1층엔 유명 명품 ‘베라왕’과 준지가 나란히 배치돼있다. 나탈리 힐레어 MC2디퓨전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2층 한쪽에 옷 몇 벌만 들여놨지만 점점 디자인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준지 매장을 넓히게 됐다”며 “지금은 준지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우리 매장의 효자 브랜드가 됐다”고 했다. 이 편집숍에는 12개의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 있지만 준지가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품질과 차별화가 핵심
K패션의 인기는 차별화와 K팝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5년째 파리에서 거주하고 있는 강치연 한섬 파리법인장은 “K팝의 인기가 엄청난 데다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가 녹아든 옷으로 시선이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마레지구에 2014년 문을 연 한섬의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를 운영하면서 바이어 역할도 하고 있다. 지금은 인기 브랜드가 됐지만 3년 전만 해도 유명하지 않았던 국내 패션 브랜드 ‘아더에러’를 이곳에 들여놨다.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 성수동 수제화 브랜드 ‘레이크넨’, 한글을 새겨넣은 캐주얼 브랜드 ‘위빠남’ 등을 발굴해 입점시켰다. 모두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차별화한 브랜드다.
이날 한 프랑스 노부부가 매장을 찾았다. 시스템옴므 코트(690유로)를 유심히 들여다본 할아버지는 “작년 겨울 내내 잘 입었던 그레이 코트가 시스템 옷이었다”며 할머니에게 “원단이 참 좋고 가격도 괜찮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 매출은 2014년 8억원에서 지난해 29억원으로 3.6배 이상 늘었다. 시스템과 시스템옴므 매출이 매년 50% 이상 증가한 게 주효했다. 강 법인장은 “앞으로도 독특한 한국 브랜드를 찾아와 해외 바이어들에게 소개시켜주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패션 미래 밝아”
K패션의 인기가 더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많다. 이미 문영희 양해일 등 중견 디자이너들이 파리패션위크 때 패션쇼를 진행하고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이청청 박윤희 디자이너도 처음으로 파리에서 쇼를 열었다. 이들의 뒤를 잇는 20~30대 신예들도 속속 해외로 나가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재미동포 2세인 형제 둘이 만든 ‘이세(IISE)’다. 한옥 창틀의 격자무늬 등 한국 전통에서 영감을 받아 2015년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를 선보였다. 올해 7월 제2회 삼성패션디자인펀드 1위 디자이너로 뽑혔다. 지난달 미 뉴욕 소호에서 열린 더셀렉트 뉴욕 쇼룸 행사에서도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독창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파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파리 마레지구 파고든 K패션
패션의 본고장 파리의 핫플레이스 마레지구에선 K패션이 곳곳에 파고들었다. 더셀렉트 파리 쇼룸을 찾은 해외 바이어는 60여 명. 영국의 어반아웃피터스와 리버티백화점, 프랑스의 봉마르셰백화점, 미국 삭스피프스애비뉴와 바니스뉴욕백화점 등 유명한 곳들이다.
마레지구에서 10년 전부터 쇼룸을 운영하고 있는 정욱준 디자이너의 ‘준지’는 이제 K패션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세계 130여 곳의 유통업체 바이어들이 찾는다. 준지가 입점한 편집숍 ‘MC2디퓨전’ 1층엔 유명 명품 ‘베라왕’과 준지가 나란히 배치돼있다. 나탈리 힐레어 MC2디퓨전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2층 한쪽에 옷 몇 벌만 들여놨지만 점점 디자인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준지 매장을 넓히게 됐다”며 “지금은 준지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우리 매장의 효자 브랜드가 됐다”고 했다. 이 편집숍에는 12개의 유명 브랜드가 입점해 있지만 준지가 매출의 40%를 차지한다.
◆품질과 차별화가 핵심
K패션의 인기는 차별화와 K팝 덕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5년째 파리에서 거주하고 있는 강치연 한섬 파리법인장은 “K팝의 인기가 엄청난 데다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가 녹아든 옷으로 시선이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마레지구에 2014년 문을 연 한섬의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를 운영하면서 바이어 역할도 하고 있다. 지금은 인기 브랜드가 됐지만 3년 전만 해도 유명하지 않았던 국내 패션 브랜드 ‘아더에러’를 이곳에 들여놨다.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 성수동 수제화 브랜드 ‘레이크넨’, 한글을 새겨넣은 캐주얼 브랜드 ‘위빠남’ 등을 발굴해 입점시켰다. 모두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차별화한 브랜드다.
이날 한 프랑스 노부부가 매장을 찾았다. 시스템옴므 코트(690유로)를 유심히 들여다본 할아버지는 “작년 겨울 내내 잘 입었던 그레이 코트가 시스템 옷이었다”며 할머니에게 “원단이 참 좋고 가격도 괜찮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 매출은 2014년 8억원에서 지난해 29억원으로 3.6배 이상 늘었다. 시스템과 시스템옴므 매출이 매년 50% 이상 증가한 게 주효했다. 강 법인장은 “앞으로도 독특한 한국 브랜드를 찾아와 해외 바이어들에게 소개시켜주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패션 미래 밝아”
K패션의 인기가 더 올라갈 것이란 전망도 많다. 이미 문영희 양해일 등 중견 디자이너들이 파리패션위크 때 패션쇼를 진행하고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이청청 박윤희 디자이너도 처음으로 파리에서 쇼를 열었다. 이들의 뒤를 잇는 20~30대 신예들도 속속 해외로 나가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재미동포 2세인 형제 둘이 만든 ‘이세(IISE)’다. 한옥 창틀의 격자무늬 등 한국 전통에서 영감을 받아 2015년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를 선보였다. 올해 7월 제2회 삼성패션디자인펀드 1위 디자이너로 뽑혔다. 지난달 미 뉴욕 소호에서 열린 더셀렉트 뉴욕 쇼룸 행사에서도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독창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파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