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4일 여의도 더케이타워 그랜드홀에서 열린 한기평 크레딧 세미나에서 "국내 면세산업이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이 보장되는 과점시장에서 규모의 경제와 고객 유인력이 중요한 완전경제시장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연구원은 "사업자 간 경쟁 심화로 업계 비용 부담은 증가한다"며 "완전경쟁시장으로의 공급 패러다임 변화는 업계 수익성에 '독'으로 작용되며 특히 단기간에 대규모 모객과 판촉활동을 해야 하는 후발 사업자의 비용 상승 폭은 기존사업자를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2013년 관세법 개정안 통과로 면세점 특허 기간이 10년에서 5년으로 줄어들고 2015∼2016년에는 많은 신규 사업자가 허가를 받고 면세시장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2014년 6개였던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는 2015년 8개, 2016년 9개, 지난해 13개로 늘었다.
송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부터 주 수요가 유커(중국인 관광객)에서 따이공으로 이동하며 면세시장 구조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에서 B2B(기업간 거래)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로 면세업계에서 2000년 이후 장기간 이어진 롯데·신라의 '빅2' 구도가 작년부터 롯데·신라·신세계의 '빅3' 구도로 재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이공 구매액이 급증하면서 후발주자 중 신세계만 매출과 점유율이 증가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점유율 차이가 좁혀지면서 명실상부한 '빅3'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와 신라의 면세시장 점유율은 각각 2014년 50.8%, 30.5%에서 올해 6월 40.6%, 27.6%로 하락했다.
이 기간 신세계의 점유율은 3.1%에서 13.8%로 뛰었다.
송 연구원은 "'빅3'는 따이공 구매 증가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지지만 따이공 구매가 '빅3'에 집중돼 다른 업체들은 유의미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아 실적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