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달러표시 국채 발행에 나선다. 미·중 통상전쟁 격화로 실물경기가 둔화하고 주가와 위안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는 악조건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국채 발행의 성공 여부로 해외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를 어떻게 보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이달 30억달러(약 3조3780억원)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채권 만기는 각각 5년과 10년, 30년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중국은행과 중국건설은행, 도이치은행,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국내외 10여 개 투자은행(IB)을 접촉하며 채권 매각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가 달러 표시 국채를 발행하는 건 2004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다. 시장에선 발행 시기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2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상하이증시가 올해 고점 대비 20%가량 급락하고 위안화 가치도 9% 정도 하락한 상황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실물경기의 하강 기류도 국채 발행에 비우호적인 여건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