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과 산업용 금속, 농산물 등에 투자하는 원자재 펀드가 고전하고 있다. 미국 달러 가치 상승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변수에 고전하는 원자재 펀드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 선물, 금광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11개 금 펀드는 올 들어 16.01% 손실을 냈다. 에프앤가이드가 분류하는 테마펀드 43종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익률이다. 금 펀드 가운데 설정액이 1512억원으로 가장 큰 ‘블랙록 월드 골드’는 올 들어 23.40%, 최근 3개월 사이 12.47% 손실을 봤다. ‘S&P GSCI 은 인덱스’에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은 선물’ 수익률도 올 들어 -14.88%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 강세가 귀금속으로 분류되는 이들 원자재 가격의 발목을 잡았다. 금과 은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금은 같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달러 가치와 통상 반대로 움직인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대비하기 위한 ‘대안 투자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3일 95.40으로, 올 들어 5.03% 올랐다.

구리 니켈 등 산업용 금속, 콩 밀 등 농산물은 미·중 무역분쟁의 유탄을 맞았다. 구리에 투자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은 올 들어 15.54% 손실을 냈다. 니켈에 투자하는 ETN은 연초 이후로는 수익이 플러스지만 최근 3개월로 좁혀보면 11.95% 손실을 기록했다. 주요 국제 농산물 가격을 따라가는 ‘TIGER 농산물 선물 ETF’는 올 들어 7.08% 떨어졌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서 미국 농산물 가격이 직격탄을 맞았다”며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기 회복과 흐름을 같이하는 산업금속 가격도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