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골프 국가대항전 이름 앞에 'UL'이 붙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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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인터내셔널크라운 연 LPGA
후원사 UL에 '브랜드 독점권'
모자·유니폼에 'UL로고'
선수들·후원기업 반응 '시큰둥'
인천=조희찬 레저스포츠산업부 기자
인터내셔널크라운 연 LPGA
후원사 UL에 '브랜드 독점권'
모자·유니폼에 'UL로고'
선수들·후원기업 반응 '시큰둥'
인천=조희찬 레저스포츠산업부 기자
스포츠에서 ‘국가대항전’은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요긴한 경기 방식이다. 개인 종목인 골프에선 더 그렇다. 평소엔 좋아하는 선수가 다양하니 응원도 분산된다. 이 때문에 골프 국가대항전은 다른 팀 스포츠만큼의 응원과 열기가 고조된다. 그런데 8개국 여자골프 대항전 UL인터내셔널 크라운을 대하는 선수들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다른 골프 국가대항전에선 되도록이면 기업의 이름을 감춘다. 미국과 유럽의 팀 대항전인 라이더컵이나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인터내셔널팀 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도 팀 이름과 국기(또는 연합기)를 제외하곤 브랜드 노출을 자제하고 있다. 대회의 역사와 전통을 보고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몰리고 간접 광고 효과를 노리는 스폰서가 먼저 주최 측을 찾아오기 때문이다. 또 선수를 후원하는 후원사들은 자사 브랜드 노출이 없어도 국위선양 등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고 넘어간다.
예외도 있다. 다음달 호주에서 열리는 남자 골프 월드컵은 스폰서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 경우 다른 국가대항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관심을 보완하고자 스폰서에 확실한 광고효과를 보장하는 것이다. 스폰서가 없다면 대회를 계획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신 골프 월드컵은 일반 프로대회처럼 선수 개개인이 자신의 후원사 로고를 달고 출전하도록 한다.
이 같은 점에서 4일부터 인천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8개국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UL인터내셔널 크라운은 위상이 모호하다. 골프 월드컵처럼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만큼 기업의 후원을 끌어들이고자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했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홀로 최소 3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UL(Underwriters’ Laboratories)에 사실상의 ‘브랜드 노출 독점권’을 부여했다. UL은 미국 안전 규격 개발 기관이자 인증 회사다.
문제는 이 대회 명칭 앞에 UL사의 로고가 붙고 선수들은 ‘UL INTERNATIONAL CROWN’이라고 새겨진 모자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회를 여는 UL의 로고와 국기를 제외한 다른 마크는 붙일 수 없도록 돼 있다.
일각에선 LPGA투어가 스폰서 유치를 위해 충분한 사전 합의 없이 대회 운영을 한다고 아쉬워한다. 선수 개인에게 연간 수억원을 주며 후원하는 기업들은 이번 대회에 국가대항전 타이틀이 붙어 있는 만큼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대신 소속 선수들이 우승할 때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이번 대회에선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선수들로선 희생을 감수하고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선수를 후원하는 스폰서들과 LPGA의 주장도 엇갈린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를 후원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LPGA로부터 (UL 로고만을 부착하고 출전한다는 사실에 관한) 공문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LPGA 관계자는 “사전에 선수들에게 (UL의 로고만을 달고 출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공지했고 동의를 구했다”고 말했다. 국가대항전을 내세워 사실상 UL에만 독점적 상업광고 기회를 제공한 LPGA의 행태에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이 많다.
etwoods@hankyung.com
다른 골프 국가대항전에선 되도록이면 기업의 이름을 감춘다. 미국과 유럽의 팀 대항전인 라이더컵이나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인터내셔널팀 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서도 팀 이름과 국기(또는 연합기)를 제외하곤 브랜드 노출을 자제하고 있다. 대회의 역사와 전통을 보고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몰리고 간접 광고 효과를 노리는 스폰서가 먼저 주최 측을 찾아오기 때문이다. 또 선수를 후원하는 후원사들은 자사 브랜드 노출이 없어도 국위선양 등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고 넘어간다.
예외도 있다. 다음달 호주에서 열리는 남자 골프 월드컵은 스폰서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 경우 다른 국가대항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관심을 보완하고자 스폰서에 확실한 광고효과를 보장하는 것이다. 스폰서가 없다면 대회를 계획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대신 골프 월드컵은 일반 프로대회처럼 선수 개개인이 자신의 후원사 로고를 달고 출전하도록 한다.
이 같은 점에서 4일부터 인천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에서 열리고 있는 8개국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UL인터내셔널 크라운은 위상이 모호하다. 골프 월드컵처럼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만큼 기업의 후원을 끌어들이고자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했다. 대회를 주관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홀로 최소 3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UL(Underwriters’ Laboratories)에 사실상의 ‘브랜드 노출 독점권’을 부여했다. UL은 미국 안전 규격 개발 기관이자 인증 회사다.
문제는 이 대회 명칭 앞에 UL사의 로고가 붙고 선수들은 ‘UL INTERNATIONAL CROWN’이라고 새겨진 모자와 유니폼을 입고 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회를 여는 UL의 로고와 국기를 제외한 다른 마크는 붙일 수 없도록 돼 있다.
일각에선 LPGA투어가 스폰서 유치를 위해 충분한 사전 합의 없이 대회 운영을 한다고 아쉬워한다. 선수 개인에게 연간 수억원을 주며 후원하는 기업들은 이번 대회에 국가대항전 타이틀이 붙어 있는 만큼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대신 소속 선수들이 우승할 때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이번 대회에선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선수들로선 희생을 감수하고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선수를 후원하는 스폰서들과 LPGA의 주장도 엇갈린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를 후원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LPGA로부터 (UL 로고만을 부착하고 출전한다는 사실에 관한) 공문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LPGA 관계자는 “사전에 선수들에게 (UL의 로고만을 달고 출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공지했고 동의를 구했다”고 말했다. 국가대항전을 내세워 사실상 UL에만 독점적 상업광고 기회를 제공한 LPGA의 행태에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이 많다.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