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은 65조원으로 역대 2번째…영업이익률 26.9%로 역대 최고
시장전망치 웃돌며 '어닝서프라이즈'…'반도체 편중' 심각 지적도
4분기에는 실적 주춤할 듯…대내외 불확실성 여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의 탄탄한 성장세에 힘입어 올 3분기에 또 한 번의 실적 신기원을 이뤄냈다.

작년 말부터 이어졌던 메모리 시장의 '고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사업에서 무려 11분기 연속 이익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분기 영업이익 17조원 돌파'라는 역대 최고 성적표를 써냈다.

그러나 최근 메모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데다 글로벌 통상전쟁, 중국의 반도체 굴기,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판과 잇따른 검찰 수사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여서 위기감은 좀체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7∼9월)에 매출 65조원에 영업이익 17조5천억원의 잠정실적(연결 기준)을 올렸다고 5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4조5천300억원)보다 20.4%, 전분기(14조8천700억원)보다 17.7% 각각 늘어났다.

지난 1분기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15조6천400억원)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특히 증권업계에서 예상한 전망치 평균(17조1천669억원)도 웃돌면서 '어닝서프라이즈'로 평가됐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62조500억원)보다 4.8% 증가한 65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분기에 비해서도 11.2% 증가한 수치이나 과거 최고치였던 지난해 4분기(65조9천800억원)보다는 다소 적었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무려 26.9%로, 작년 동기(23.4%)는 물론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올 1분기(25.8%)보다 높아 신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이날 잠정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성적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도체 부문에서는 약 13조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처음으로 13조원을 넘기면서 한 분기만에 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셈이다.

그러나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육박하면서 '반도체 편중' 현상이 심각해 수익 모델이 취약하다는 우려도 함께 나왔다.

IM(IT·모바일) 사업 부문은 올해 갤럭시S9노트가 출시됐지만 판매가 기대에 못 미친 탓에 영업이익이 2조원대 초반에 그치면서 전분기보다 다소 감소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반도체와 함께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문을 구성하는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 영업이익이 1조원 수준, 소비자가전(CE) 사업부문은 6천억원 안팎을 각각 기록했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지난 3분기에 한달 평균 5조8천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삼성전자는 그러나 4분기에는 실적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 증가세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는 데다 평균판매단가(ASP)도 각각 5%와 10% 안팎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전체로는 매출 250조원, 영업이익 65조원 안팎을 각각 기록하면서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실적(매출 239조5천800억원·영업이익 53조6천500억원)을 가볍게 뛰어넘을 것이 유력시된다.

또 내년과 오는 2020년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은 아니더라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처럼 실적 낙관론은 '진행형'이지만 경영 외적으로는 여러 악재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여전히 위기론이 팽배한 기류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초 석방 이후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행보에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올 연말과 내년 초가 삼성전자의 미래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석달에 17.5조 벌었다…반도체 '질주'에 또 신기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