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이 기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다.

현대차는 N 모델 출시 확대로 고성능 시장 공략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는 전략이다.

고성능차는 일반 양산차의 엔진이나 변속기, 서스펜션 등을 튜닝해 스포츠카 수준의, 또는 이를 능가하는 주행성능을 갖도록 개조된 차를 말한다.

5일 현대차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유럽 시장에 출시된 N 브랜드의 첫 모델 'i30 N'은 올해 1∼8월 8개월간 총 3천771대가 판매됐다.

이는 올 한해 유럽 판매 목표치인 2천800대를 35% 초과한 것이다.

i30 N은 이미 올해 상반기 중 2천957대가 팔리며 반년 만에 연간 목표치를 넘어선 바 있다.

현대차는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목표치의 2배 이상을 판매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성능차 판매는 특히 BMW M, 메르세데스-벤츠 AMG 등으로 상징되는 고성능차의 본고장 독일에서 더 두드러진다.

출시 전인 작년 7월 독일에서 실시한 100대 한정 판매는 이틀 만에 완판됐고, 주문 시 3개월을 기다려야 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또 올해에도 독일에서만 8월까지 2천193대가 팔려 전체 유럽 판매의 58%를 차지하며 N 브랜드의 고속주행을 견인하고 있다.

한국과 북미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고성능 N의 두 번째 모델 '벨로스터 N'도 국내에서 순항 중이다.

7월 국내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벨로스터 N은 두 달간 525대가 팔렸고, 8월에는 444대가 팔리며 전체 벨로스터 판매(681대)의 65%를 차지했다.

고성능 N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현대차는 벨로스터 N을 4분기 미국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 올해 파리 국제모터쇼에서는 파생모델인 'i30 패스트백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유럽 공략 강화를 선언했다.

아울러 디자인과 주행성능에서 스포티함을 강화해 일반 모델과 고성능 모델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N 라인' 트림(등급)을 출시해 더 많은 소비자가 고성능 N의 감성을 느끼도록 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첨단기술 발전 속에서도 속도를 추구하는 본능이나 드라이빙 본연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고객층은 미래에도 여전히 두터울 것으로 보인다"며 "고성능차 시장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독일,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서유럽 주요 5개국에서 판매된 고성능차는 2011년 4만5천 대에서 5년 만인 2016년 10만4천 대로 2배가 넘게 성장했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도 4만4천 대에서 11만3천 대로 늘어나는 등 글로벌 고성능차 판매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또 고성능차는 소비자에게 그 브랜드가 가진 자동차 기술력의 지표로 받아들여져 브랜드의 위상이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준거가 된다.

실제 고성능차 개발에서 확보한 기술은 일반 양산차 모델에도 이식돼 브랜드의 품질과 가치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리고, 고성능차 판매 확대는 그 자체로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모터스포츠 참가와 고성능 N의 성공을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기술 리더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