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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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7조원을 뛰어넘으며 새 역사를 썼지만, 향후 실적 전망은 당분간 '가시밭길'이다.

삼성전자 실적에서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부문이 반도체 사업인데, 최근 시장에서 반도체 업황 비관론이 나오면서 삼성전자 향후 실적에도 물음표가 찍힌 것이다.

삼성전자는 5일 연결기준 잠정실적이 매출 65조원에 영업이익 17조5천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4%, 전분기보다 17.7% 각각 늘어나 올해 1분기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15조6천400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그러나 업계 및 증권가 분석을 종합해보면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상승세를 멈추고 16조원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16조1천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다른 증권사들도 대체로 16조원대 영업이익을 전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나머지 사업부는 4분기에도 비슷비슷한 수준이겠지만, 문제는 반도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 부문 대표이사 겸 종합기술원장인 김기남 사장은 시장에서 제기된 D램 업황 둔화 우려에 대해 "적어도 4분기까지는 크게 변화가 없을 것"(지난달 12일 '삼성 AI포럼 2018')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과 투자업계의 우려는 이보다 한 발 더 앞서있는 상황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는 D램의 올해 4분기 고정거래가격이 전 분기보다 5% 정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의 하락률 예상치(1∼2%)보다 악화한 숫자다.

낸드플래시 역시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되는 형국이다.

상반기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가격 하락 폭이 컸다면 3분기부터는 모바일용 낸드 가격도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맥락 속에 전날 투자업계에서는 한 노무라자산운용 대만의 펀드매니저가 지난 6월 말 현재 글로벌 주식 펀드에 편입했던 삼성전자 주식 430만주를 전량 매도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비안 파이 펀드매니저는 글로벌 경제 사이클이 더 가속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성장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 단기적으로 반도체 종목에 대한 투자를 줄일 계획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다만 내년 2분기까지 버티면 3분기부터는 실적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에서 "반도체 영업이익이 올해 3분기를 단기 정점으로 내년 2분기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그러나 계절적 성수기인 내년 하반기에는 완만해진 가격 하락과 출하량 증가로 반도체 영업이익이 다시 상승 전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