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방' 신동빈, 뉴롯데 재건 나선다…40조 투자부터 호텔롯데 상장까지(종합)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그동안 올스톱 됐던 롯데의 경영 현안에 다시 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5일 신 회장 선고 관련 입장 자료를 통해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8개월 간 총수 공백으로 연간 7조원대 투자, 11조원 규모의 인수합병(M&A), 지주사 전환을 위한 호텔롯데 상장 등 경영 현안이 모두 멈춰 선 상태다.

신 회장이 다시 경영 현장으로 돌아오면 롯데는 미뤄왔던 4조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투자를 가장 먼저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크라카타우 스틸이 소유한 타이탄 인도네시아 공장 인근 부지를 매입해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2016년에는 인도네시아 현지에 신규법인을 설립해 부지사용권한을 매입하는 계약까지 체결했다. 그러나 신 회장의 구속으로 1년6개월 이상 결정을 미뤄왔다.

롯데의 유화단지 사업은 투자규모만 4조원에 달해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신(新) 남방정책'과 맞물리면서 대(對) 인도네시아 경제 협력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은 지난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신 회장 없이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기 어렵다"며 장기간 부재 상태였던 총수 공백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신 회장의 석방으로 인수합병과 투자, 지주사 전환 등 경영 현안들도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현재 베트남 제과업체, 인도네시아 유통업체, 미국 호텔체인, 유럽 화학업체 등 총 10여건, 액주로는 총 11조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도 아직 미완성이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했지만 지주사 체제를 완성화기 위해선 편입 계열사를 확대하고 금융계열사를 내년 10월까지 분리해야 한다. 롯데지주는 현재 롯데카드 지분 93.78%, 롯데캐피탈 지분 25.64%를 보유하고 있다.

또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의 영향력을 줄이는 것도 지주사 전환 작업에 필수적으로 꼽힌다.

신 회장은 앞서 2016년 '경영비리' 관련 검찰 수사가 끝난 뒤 5년간 7만명 신규채용, 총 40조원 투자, 준법경영위원회 신설, 정책본부 축소, 호텔롯데 상장, 지주사 체제 전환 등 그룹 체질 개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롯데 관계자는 "장기간 총수 부재로 멈춰 있던 경영 현안들을 하나둘씩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신속히 정상화 하겠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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