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 "당연한 결과"에 일부 "안타깝다" 동정론도
'MB 1심 선고' 고향 덕실마을 정적만…관광객 발길도 뚝
'MB 1심 선고' 고향 덕실마을 정적만…관광객 발길도 뚝
이명박 전 대통령이 1심 재판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5일 오후 이 전 대통령의 고향 마을인 포항 북구 흥해읍 덕실마을은 정적이 감돌았다.

굳이 이 전 대통령 때문은 아니더라도 태풍 때문에 내리는 비로 인해 밖으로 나오는 사람도 별로 없고 가끔 오가는 차량을 빼면 인적이 드물었다.

주민들은 대부분 집 현관문을 닫은 채 외부인과 접촉을 꺼렸다.

이 전 대통령 사진이 걸린 마을회관에는 할머니 5명이 모여 화투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 선고를 생중계하는 TV를 틀어놓은 채 두런두런 얘기하며 놀이에 몰두했다.

취재진이 들어가자 이내 누군가가 "속 시끄럽게 뭐하러 켜 놓느냐"고 말했고 다른 누군가가 TV를 껐다.

주민들은 정치나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한 질문에는 한사코 대답하기를 거부했다.

취재진이 나가자 다시 TV 소리가 들려왔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도 이 전 대통령 판결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이 어린 시절 살았던 집터에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집 앞에 있는 안내 간판은 글씨가 아예 지워진 채 방치돼 있었다.

집터는 이 전 대통령 선대조가 300여년간 살았던 곳으로 이 전 대통령이 어린 시절 살았다.

관광시설인 덕실관에는 트럭 1대가 서 있을 뿐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다.

덕실관 관계자는 "주말에는 200명 정도 찾는데 오늘은 평일이고 비까지 내려서 그런지 찾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덕실마을 출신인 이모 씨는 선고결과에 관해 묻자 "자칫 내 말이 전체 마을 사람 생각이 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MB 1심 선고' 고향 덕실마을 정적만…관광객 발길도 뚝
'MB 1심 선고' 고향 덕실마을 정적만…관광객 발길도 뚝
포항시민들은 대부분은 이번 판결에 대해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포항시민 A(41)씨는 "이 전 대통령이 혼자 잘 살기 위해 나라를 엉망으로 만든 것에 비하면 형량이 오히려 적은 것 같다"며 "주변 사람들도 대부분 같은 생각"이라고 전했다.

시민 B(70)씨는 "이 전 대통령 때문에 포항 출신이란 얘기를 꺼내기가 부끄러울 때가 있다"며 "돈과 권력을 다 가지려다 빚어진 결과지만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재판정에 서는 현실이 너무 착잡하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시민은 "재판 결과야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래도 포항시민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MB 1심 선고' 고향 덕실마을 정적만…관광객 발길도 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