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만 먹을 수 있다고 소문난 샌드위치가 있다. SBS ‘인기가요’ 매점에서만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샌드위치가 주인공이다. 아이돌 그룹들이 프로그램 무대에 오르기 전 찍힌 사진 속에서 심심찮게 발견돼 유명해졌다. 너도 나도 먹고 싶어 했지만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방송국 관계자만 매점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샌드위치 때문에 나도 데뷔하고 싶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이제는 힘들게 연예인이 안 되더라도 이 샌드위치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편의점에서 발 빠르게 비슷한 제품을 내놓은 덕분이다. GS25의 ‘아이돌 인기 샌드위치’, CU의 ‘이건가요? 샌드위치’가 대표적이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인가 샌드위치’를 선보이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세 샌드위치 모두 원조 제품과 비슷하게 딸기잼과 으깬 계란이 들어가 있다.
GS25가 내놓은 아이돌 샌드위치는 특히 ‘단짠(달콤하고 짭짤한 맛)’을 잘 담아냈다. 샌드위치를 직접 만든 기획자가 인맥을 총동원해 방송국에 있는 매점의 샌드위치를 먹어본 뒤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빵 4개를 겹겹이 쌓은 4단 샌드위치로 계란과 감자를 으깬 뒤 섞고, 그 위에 양배추와 꽃맛살을 사우전 아일랜드소스로 버무려 올렸다. 빵과 속재료 사이에는 달콤한 딸기잼이 듬뿍 발려 있다.
CU의 ‘이건가요 샌드위치’는 계란의 촉촉한 맛이 잘 살아 있다. 양배추와 게맛살이 들어찬 속은 부드러운 ‘혀끝을 감는 것 같다’는 평을 듣는다. 세븐일레븐은 큼직한 감자 샐러드를 넣어 식감을 살렸다. 두 제품 모두 자사 샌드위치 카테고리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으로 등극했다.
생각보다 쉬우니 직접 아이돌 샌드위치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여러 종류의 레시피가 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가장 보편적인 조리법을 소개한다. 준비물은 식빵 4장, 계란 4개, 감자 2개, 양배추 4분의 1통, 마요네즈, 케첩, 후추, 설탕, 딸기잼이다. 계란과 감자는 삶아서 으깬다. 원하는 만큼 마요네즈와 설탕을 넣고 섞은 뒤 후추를 조금 넣어 계란감자샐러드를 완성한다. 양배추는 채 썰고 마요네즈와 케첩을 듬뿍 넣어 섞어준다. 설탕과 후추를 살짝 치면 양배추샐러드도 완성된다. 이렇게 만든 속재료를 빵-계란감자샐러드-빵-양배추샐러드-빵 순서로 쌓는다. 빵과 속재료 사이사이에 딸기잼을 듬뿍 발라주는 것도 잊지 말자.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