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 3분기 시장 기대에는 살짝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TV·생활가전 부문에서 실적을 견인했으나 스마트폰 사업에서 1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3분기 실적 '선방'
LG전자는 5일 연결기준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5조4248억원, 영업이익은 7455억원이다. 매출은 역대 3분기 중 최고 기록을 세웠으나 영업이익은 증권업계 추정치인 7811억원을 다소 밑돌았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44.4% 증가해 역대 3분기 중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3분기에도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지난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 규모는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로 하이엔드 TV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대했지만,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H&A의 경우 올해 늦게까지 이어진 폭염으로 에어컨 판매 실적이 2분기가 아니라 3분기에 반영됐다. 하지만 지난해 기저효과 탓에 ‘에어컨 효과’가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두 사업부 모두 지난 8월 초 두드러졌던 브라질 등의 신흥국 환율 약세가 부담이 됐다.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MC사업본부는 1400억∼16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18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2분기 이후 여섯 분기 연속 적자다. 중저가의 새로운 모델이 출시됐지만 그만큼 평균판매가격(ASP)도 하락해 매출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웠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VC사업본부도 여전히 적자에서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인수한 자동차용 조명 업체 ZKW 실적이 인식되면서 내년부터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