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영향권에 든 5일 오전 서귀포 예래동 앞바다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기상청은 6일 전국이 콩레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고 위기경보를 ‘주의단계’에서 ‘경계단계’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연합뉴스
제주도가 제25호 태풍 ‘콩레이’의 영향권에 든 5일 오전 서귀포 예래동 앞바다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기상청은 6일 전국이 콩레이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고 위기경보를 ‘주의단계’에서 ‘경계단계’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연합뉴스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6일 한반도 남단을 할퀴고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 이른 새벽 제주를 관통하고 오전 6시 서귀포시 동북동쪽 해상을 통과해 낮 12시 전후엔 경남 통영과 부산을 지나면서 남해안 전역에 강한 비바람을 뿌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5일 오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태풍 예비특보를 발령하고 긴급대응에 들어갔다.

◆6일까지 300~500㎜ 물폭탄

태풍 6일 부산 상륙…남부 최대 500㎜ '물폭탄'
5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콩레이는 이날 오후 6시 서귀포 남남서쪽 350㎞ 부근 해상까지 접근했다. 강도는 ‘중’으로 다소 약해졌다. 중심기압은 975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은 초속 32m를 기록했다. 이번 태풍은 2년 전인 2016년 9월 상륙해 남부 해안지방을 중심으로 2500억원 규모의 재산 피해를 낸 태풍 ‘차바’와 경로와 강도 면에서 비슷하다.

콩레이는 제주 전역을 영향권에 두고 북서진해 6일 오전 6시 서귀포 동북동쪽 약 70㎞ 해상까지 진입한 뒤, 같은 날 오후 3시 부산 북동쪽 약 120㎞ 부근 해상에 다다를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부산 여수 등 남부지방 전역에 비바람을 뿌리고 6일 오후 6시께 독도 남서쪽 약 60㎞ 해상까지 진출할 전망이다. 이동속도는 계속 빨라지는 반면 최대풍속은 약해지고 있어 한반도를 지나칠 때쯤 위력은 ‘약’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5일 서울을 포함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종일 비가 내렸다.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된 제주엔 4일 밤 12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한라생태숲 192㎜, 한라산 윗세오름 170㎜, 제주시 107㎜ 등의 비가 쏟아졌다. 같은 기간 포항 97.5㎜, 무안 78.5㎜, 홍성 56.6㎜, 삼척 58.5㎜, 오산 36㎜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제주엔 이날부터 6일까지 최대 500㎜ 이상의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강원 영동, 남해안 일대, 영남 동해안 지방 역시 같은 기간 300~500㎜가량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수도권, 충북은 같은 기간 30~80㎜, 많게는 120㎜ 이상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항공편 무더기 결항

행정안전부는 이날 위기경보를 ‘주의단계’에서 ‘경계단계’로 격상하고 광역시·도에 상황관리관을 파견했다. 각 시·도는 비상대기 인원 4300여 명을 동원해 인명피해 우려지역 2700여 곳과 해안가 위험지역 400여 곳의 긴급점검에 나섰고, 1만9000여 척의 선박에 결박조치를 했다. 시·도 소방본부는 산사태우려지역, 상습침수지역, 축대 등에서 긴급구조 대응태세에 들어갔다.

주말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되고 지역축제가 대부분 불발되면서 지역상공인들도 타격을 입었다. 관련 호텔 식당 등 예약이 무더기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일 국내 8개 공항을 오가는 항공편 310편이 결항했다. 제주공항은 이날 오후 6시 이후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 또 여객선 32개 항로와 지리산 등 9개 국립공원 230여 개 등산로가 모두 폐쇄됐다.

지역 축제와 행사 등도 올스톱됐다. 6일 저녁 서울 여의도에서 예정된 ‘세계불꽃축제 2018’은 주최측(한화)이 이날 오전 기상 상황을 보고 개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