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투자시계' 다시 돌리는 신동빈 롯데 회장…인적 쇄신·조직 수술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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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 타는 '뉴롯데'
성격 비슷한 계열사 묶은 BU
역할·기능 재검토 나서
신동빈 회장, 임원인사 앞당겨 실시
온라인유통 3조 투자 조기 집행
미니스톱 인수 적극 나설 가능성
성격 비슷한 계열사 묶은 BU
역할·기능 재검토 나서
신동빈 회장, 임원인사 앞당겨 실시
온라인유통 3조 투자 조기 집행
미니스톱 인수 적극 나설 가능성
8개월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지난 5일 집행유예로 풀려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8일 곧바로 업무에 복귀한다. 신 회장의 ‘공백’ 기간 지속돼온 비상경영 체제를 정상화하고, 산적한 현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다. 재계는 신 회장이 오는 12월 정기 임원인사를 최대한 앞당기는 등 경영쇄신 작업에 우선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보류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빠르게 재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면적 조직 쇄신안 나오나
석방된 뒤 이틀간 휴식을 취한 신 회장은 8일 집무실이 있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해 비상경영회의에서 첫 번째 보고를 받는다. 비상경영회의는 신 회장 구속 기간 주요 임원들이 주 1회 모여 현안을 논의했던 자리다. 원래 화요일에 회의를 하지만 이번주 화요일(9일)이 공휴일인 데다 신 회장의 복귀 첫날인 것을 감안해 월요일로 변경했다.
신 회장이 사실상 경영일선에 복귀한 만큼 회의 이름도 과거처럼 ‘주간회의’로 바뀔 전망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 허수영·이원준·이재혁·송용덕 등 4명의 비즈니스 유닛(BU)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 민형기 컴플라이언스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신 회장은 5일 출소 당일 이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간단히 보고를 받았다.
신 회장의 우선 과제는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이다. 오는 12월 초 그룹 정기 임원인사와 맞물려 조직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구속된 뒤 풀려난 다른 그룹 총수도 상당수가 조직 개편과 물갈이에 나선 전례가 있다. 신 회장이 BU 체제를 존속시킬지가 최대 관심사다.
롯데는 작년 2월 화학·유통·식품·서비스 등 4개 BU 체제를 꾸렸다. 성격이 비슷한 계열사끼리 BU 중심으로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라는 의미였다. 신 회장 구속 시 각 BU장이 책임을 지고 사업을 챙기라는 의미도 있었다. 하지만 작년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그 의미가 일부 퇴색됐다. 그룹을 총괄하는 지주사와 각 사업을 총괄하는 BU 간 역할이 겹칠 때가 많았다. 지주사 대표인 황 부회장과 BU장 간 의견 충돌도 종종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 대표들 또한 ‘법적 책임은 대표가 지는데 BU장에게 일일이 보고하는 것은 책임 경영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롯데 계열사 임원은 “BU장을 통해 보고가 올라가면 뜻이 왜곡되거나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 구속으로 ‘수면 아래’에 있던 BU 체제 회의론은 신 회장의 경영복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BU 체제를 운영하면서 나타난 장·단점을 분석하고, 업무 조정에 나설 것이란 게 대체적 관측이다. 물론 신 회장이 그동안 파격적 인사 대신 조직 안정을 우선한 만큼 당분간 BU 체제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투자·채용 계획 곧 밝힐 듯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도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신 회장은 5일 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에게 “앞으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경영 공백 기간 지지부진했던 투자, 채용 등을 재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롯데는 2016년 경영비리 관련 검찰 수사를 받은 뒤 5년간 ‘7만 명 신규 채용, 40조원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작년 투자액은 약 7조원, 신규 채용은 1만3000명 수준에 그쳤다. 올해는 투자액과 신규 채용이 이보다 더 감소할 전망이다. 비상경영 체제 속에 ‘현상 유지’에 급급했던 탓이다. 국내 5대 그룹인 롯데는 올해 투자·채용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투자가 이뤄지면 내수산업 위주인 유통·서비스 부문이 우선시될 전망이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크고 투자 규모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머스 분야 투자가 대표적이다. 롯데는 지난 5월 온라인 유통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5년간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투자를 조기에 집행하고 채용 규모도 늘릴 것이란 게 유통업계의 예상이다. 또 백화점·마트·편의점 등 유통 채널 확대를 공격적으로 할 것으로 업계에선 본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 중인 코리아세븐은 미니스톱 인수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다. 미니스톱의 대주주 일본 이온그룹은 한국 미니스톱을 매물로 내놓고 롯데 신세계 등과 협상 중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석방된 뒤 이틀간 휴식을 취한 신 회장은 8일 집무실이 있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출근해 비상경영회의에서 첫 번째 보고를 받는다. 비상경영회의는 신 회장 구속 기간 주요 임원들이 주 1회 모여 현안을 논의했던 자리다. 원래 화요일에 회의를 하지만 이번주 화요일(9일)이 공휴일인 데다 신 회장의 복귀 첫날인 것을 감안해 월요일로 변경했다.
신 회장이 사실상 경영일선에 복귀한 만큼 회의 이름도 과거처럼 ‘주간회의’로 바뀔 전망이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비롯 허수영·이원준·이재혁·송용덕 등 4명의 비즈니스 유닛(BU)장, 소진세 사회공헌위원장, 민형기 컴플라이언스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신 회장은 5일 출소 당일 이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간단히 보고를 받았다.
신 회장의 우선 과제는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이다. 오는 12월 초 그룹 정기 임원인사와 맞물려 조직 쇄신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구속된 뒤 풀려난 다른 그룹 총수도 상당수가 조직 개편과 물갈이에 나선 전례가 있다. 신 회장이 BU 체제를 존속시킬지가 최대 관심사다.
롯데는 작년 2월 화학·유통·식품·서비스 등 4개 BU 체제를 꾸렸다. 성격이 비슷한 계열사끼리 BU 중심으로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라는 의미였다. 신 회장 구속 시 각 BU장이 책임을 지고 사업을 챙기라는 의미도 있었다. 하지만 작년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그 의미가 일부 퇴색됐다. 그룹을 총괄하는 지주사와 각 사업을 총괄하는 BU 간 역할이 겹칠 때가 많았다. 지주사 대표인 황 부회장과 BU장 간 의견 충돌도 종종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 대표들 또한 ‘법적 책임은 대표가 지는데 BU장에게 일일이 보고하는 것은 책임 경영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회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롯데 계열사 임원은 “BU장을 통해 보고가 올라가면 뜻이 왜곡되거나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 구속으로 ‘수면 아래’에 있던 BU 체제 회의론은 신 회장의 경영복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BU 체제를 운영하면서 나타난 장·단점을 분석하고, 업무 조정에 나설 것이란 게 대체적 관측이다. 물론 신 회장이 그동안 파격적 인사 대신 조직 안정을 우선한 만큼 당분간 BU 체제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투자·채용 계획 곧 밝힐 듯
대규모 투자 계획 발표도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신 회장은 5일 구치소를 나서며 취재진에게 “앞으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경영 공백 기간 지지부진했던 투자, 채용 등을 재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롯데는 2016년 경영비리 관련 검찰 수사를 받은 뒤 5년간 ‘7만 명 신규 채용, 40조원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작년 투자액은 약 7조원, 신규 채용은 1만3000명 수준에 그쳤다. 올해는 투자액과 신규 채용이 이보다 더 감소할 전망이다. 비상경영 체제 속에 ‘현상 유지’에 급급했던 탓이다. 국내 5대 그룹인 롯데는 올해 투자·채용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투자가 이뤄지면 내수산업 위주인 유통·서비스 부문이 우선시될 전망이다. 고용 유발 효과가 크고 투자 규모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머스 분야 투자가 대표적이다. 롯데는 지난 5월 온라인 유통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5년간 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투자를 조기에 집행하고 채용 규모도 늘릴 것이란 게 유통업계의 예상이다. 또 백화점·마트·편의점 등 유통 채널 확대를 공격적으로 할 것으로 업계에선 본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 중인 코리아세븐은 미니스톱 인수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다. 미니스톱의 대주주 일본 이온그룹은 한국 미니스톱을 매물로 내놓고 롯데 신세계 등과 협상 중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