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관 쓴 한국 여자골프팀 > 한국 여자골프가 7일 인천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에서 열린 LPGA투어 8개국 국가대항전 UL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승점 15를 획득해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왕관’을 쓴 박성현(왼쪽부터), 김인경, 전인지, 유소연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 왕관 쓴 한국 여자골프팀 > 한국 여자골프가 7일 인천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에서 열린 LPGA투어 8개국 국가대항전 UL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승점 15를 획득해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왕관’을 쓴 박성현(왼쪽부터), 김인경, 전인지, 유소연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골프가 8개국 국가대항전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L인터내셔널 크라운(총상금 160만달러)에서 3수 끝에 왕관을 썼다.

한국은 7일 인천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싱글매치 경기에서 전인지(24)와 김인경(30)이 승리하고 유소연(28)이 무승부를 기록하며 2승1무1패 승점 5를 획득했다. 포볼(2인 1조 팀이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점수를 성적에 반영하는 방식) 경기로 열린 예선 라운드에서 5승 1패를 거둬 승점 10으로 전체 1위를 기록한 한국은 이날 싱글매치 승점을 보태 총 15점을 획득, 미국과 잉글랜드(이상 승점 11)를 4점 차로 넉넉히 따돌리고 우승상금 40만달러(약 4억5000만원·1인당 10만달러)를 챙겼다.

이로써 여자 골프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은 2014년부터 격년으로 열려온 이 대회에서 세 번째 도전 만에 ‘크라운’을 차지했다. 한국은 스페인이 우승한 2014년 첫 대회에서 3위, 미국이 우승한 2016년 대회에선 준우승을 기록했다.

막내 전인지, 참가한 경기에서 전승 거둬

선두로 출발한 한국은 첫 주자이자 세계랭킹 1위인 박성현(25)이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에게 2홀 차로 패하며 어렵게 출발했다. 김인경과 유소연도 모두 끌려가며 고전하고 있었다.

중심을 잡은 건 막내 전인지였다. 전인지는 이날 세계랭킹 20위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를 맞아 1번홀부터 잡아온 리드를 꾸준히 지켰고 결국 1홀차 승리를 따내며 출전한 4경기를 모두 쓸어 담았다. 세계랭킹 27위인 전인지는 박인비(30)와 최혜진(19), 고진영(23)이 출전을 포기하면서 차순위자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그는 주변의 우려를 뒤로하고 예선 3경기에서 모두 함께한 유소연과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전승했고, 최종일 경기까지 승리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세계 최강' 韓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 첫 우승
유소연도 미국을 대표하는 렉시 톰슨을 맞이해 한때 2타까지 뒤졌으나 뒷심을 발휘했고 결국 무승부(all square)로 경기를 끝내며 패배 없이 대회를 마쳤다. ‘맏언니’ 김인경도 경기 후반 대역전극을 펼치며 승리를 가져왔다.

미숙한 대회 운영은 숙제로 남아

한편 연습라운드를 포함해 7만5000명(주최측 추산)의 갤러리를 불러 모은 이번 대회는 높은 인기 속에서도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대회를 주관한 LPGA투어는 이번 대회에서 취소된 지난 토요일 티켓(6일·정가 10만원) 구매자들에게 환불해주지 않아 거센 항의를 받았다. LPGA투어 측은 태풍 콩레이가 북상하는 것을 감안해 3라운드 경기를 2라운드가 열린 지난 5일로 당겨 진행했다. 6일은 폭우가 일찍 잦아들었음에도 경기하지 않고 3라운드 잔여 경기는 7일 오전 싱글매치에 앞서 재개했다.

LPGA투어 측은 티켓 구매 시 천재지변으로 인한 취소 및 환불 규정을 명시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 같은 LPGA투어의 결정이 3라운드 티켓 구매자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LPGA투어 측의 결정이 아직 3라운드가 열리기 전이었고, 날씨를 예측해 일어나지도 않은 상황을 가정해 소비자에게만 피해를 떠넘겼다는 것이다. 실제로 3라운드가 예정된 6일에는 비가 내렸으나 경기를 하지 못할 정도의 궂은 날씨는 아니었다.

LPGA투어 측은“티켓 정책상 경기가 취소돼도 별도의 환불, 교환이 불가하나 6일 입장권 구매자에 한해 7일 입장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소비자를 달랬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댓글 등을 통해 “6일 티켓 구매자는 4라운드 경기를 볼 수 없는 사정이라면 대회장 앞에 가서 암표라도 팔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천=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