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아파트 사업 등 유동화 결정
"매몰비용 연연하다간 더 큰 손실"
공제회 작년 수익률 6.5% '탄탄'
국내 대신 해외대체투자 확대
회원 1인당 납입한도 높일 것
김도호 군인공제회 이사장(사진)은 7일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부실사업은 공매 등 정당한 절차를 거쳐 현금화하고 신규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직업군인 복지 증진을 위해 1984년 설립된 군인공제회는 국내 대표적인 기관투자가다.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0조3989억원으로 공제회 가운데 교직원공제회(32조4579억원), 지방행정공제회(11조766억원)에 이어 3위다.
군인공제회는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총 9건, 1조6000억원 규모의 무수익 자산을 ‘특별관리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회원아파트 건설사업을 한 군인공제회는 주택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업·레포츠단지와 대규모 아파트 사업 등 규모가 큰 부동산 프로젝트를 벌였다.
이 중 일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로 부실화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매각 등을 통해 특별관리사업을 16개에서 9개로 줄였지만, 그동안 투자로 벌어들인 돈을 의미하는 자본잉여금은 2007년 9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김 이사장은 “군인공제회의 과거 투자 방식은 동양 고전 순자에 나오는 ‘무급승이망패(無急勝而忘敗: 지나치게 승리하려는 데 급급하면 도리어 패할 수 있다)’라는 말처럼 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월 군인공제회 이사장에 선임된 그는 선임 후 강도 높은 경영진단을 했다. 그 결과에 따라 경기 용인 왕산리 아파트 사업 등 8000억원대 자산의 유동화를 결정했다.
김 이사장은 “외부의 우려와 다르게 군인공제회는 자산구조가 건전하고 운용인력도 우수하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연 6.5%의 투자수익률과 886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회원기금 확보율(청산을 가정했을 때 지급할 수 있는 자산 비율)도 105.2%로 공제회 가운데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전체 297건의 투자 프로젝트 중 특별관리 중인 9개를 제외한 나머지 288개는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대체투자 및 해외투자 비중을 높이고 현금흐름을 신규투자의 주요 기준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변동성이 큰 국내외 주식과 포트폴리오의 40%에 달하는 부동산 투자를 줄이는 대신 새로운 영역의 대체투자와 해외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군인공제회는 지난 8월 말 기준 30.5% 수준인 해외투자 비중을 2020년까지 40%로 높일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최근 호주 맥쿼리와 손잡고 스페인 주차장을 소유하고 있는 인프라펀드에 4000만유로(약 530억원)를 투자했다”고 소개했다. 임대료를 바탕으로 연 6~7%대 안정적 수익을 향후 14년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신재생에너지와 정보기술(IT), 항공우주산업 등 신성장산업 투자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운용역들과 리스크관리실, 투자전략실 등 공제회의 최전선(프런트오피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현재 10조원대인 자산 규모를 키우기 위해 회원 1인당 납입한도(월 100만원)를 높일 준비도 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군인공제회 회원퇴직 급여는 직업군인에게 최고의 자산증식 수단이 돼왔다”며 “공제기금 규모를 키우면 투자업계에서 위상도 높이고 투자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선임 당시 공군 예비역 출신(소장)으로 화제가 됐다. 이전 이사장은 모두 육군 예비역 출신이었다. 그는 경남 거창고와 공군사관학교(28기)를 졸업했고, F-5 전투기 조종사로 오래 활약했다. 공군본부 인사참모부장을 끝으로 2012년 전역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