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권 사수’ 발언과 국가보안법 개정 시사를 둘러싸고 여야가 7일 설전을 벌였다. 보수 야당의 ‘조공 외교’ 비판에 여당은 과대 해석이라고 맞받았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평양에서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과 만나 국회 간 교류를 강조하면서 “우리가 정권을 뺏기면 또 못하기 때문에 제가 살아 있는 한 절대 (정권을) 안 뺏기도록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평화 체제가 되려면 국가보안법 등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하고, 남북한 간 기본법도 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에게는 국가보안법이 ‘눈엣가시’일지 모르나 남북 분단 상황과 북한의 위협이 실제로 존재하는 한 국가보안법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이 대표가 국가보안법 폐지 추진 의도를 평양에서 표명한 것은 부적절하며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장기집권 발언에 발끈했다. 노영관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은 “장기집권의 야망을 여실히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을 무시하는 발언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드러낼 표현은 아니다”며 “그 판단은 오직 국민만이 할 수 있는 것임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보수 야당의 비판에 민주당은 과대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정당의 목표는 정권 획득에 있는데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걸 비판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정권을 내주는 것이 목표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의 국가보안법 논의 발언과 관련해선 “당장 뭘 하자는 게 아니고 국가보안법을 포함해 화해 협력에 저촉되는 남북의 법, 제도 정비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유엔도 국가보안법 개정 필요성을 권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이 대표가 말한 것은 걸림돌이 있다면 잘 의논해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자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