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지사 취임 100일
지난 6.13 지방선거로 당선된 이철우 경상북도지사가 10월 8일로 취임 100일째를 맞았다. 이 도지사의 취임 100일은‘동분서주’와‘변화무쌍’으로 요약된다.

인수위도 꾸리지 않은 채 당선과 동시에 현장에 뛰어든 그는 중앙과 지방을 오가며 앞만 보고 달려왔다. 덕분에 경북에는 거센 변화의 새바람이 불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9월 3일 도정 슬로건을 ‘새바람 행복경북!’으로 정하고, ‘도정운영 4개년 계획’을 조기에 확정했다. 10개 분야 100대 과제 277개 세부시책으로 구성된 이철우표 정책은 이미 현장에서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

지방소멸을 극복하기 위한 그의 대표 공약인 ‘이웃사촌 시범마을’은 의성군 안계면에 조성키로 하고 기본구상을 마련, 세부적인 실행에 들어갔다.

문화관광공사와 농식품유통전담기관 설립 방향도 이미 확정하고 후속작업이 한창이다. 1,000억원대 관광진흥기금 조성계획도 이미 결정돼 관련 조례를 입법예고해 놓고 있다.

대구경북 한뿌리 상생협력은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 8월 13일 양 시도지사의 상생선언을 시발점으로 협력과제를 확정하고 빠르게 실행해 나가는 동시에, 지난 2일에는 양 시도지사가 첫 교환 근무를 실천했다.

이외에도 경북형 온종일 돌봄체계, 경북형 보육환경 구축, 경로당 행복도우미 파견, 의무급식 확대, 4차산업 선도인재 양성 등 많은 사업들이 실행단계에 접어들었다.

지역경제와 연결되는 실질적인 성과도 컸다. 무엇보다, 최악의 경제여건 속에서도 단비와 같은 잇단 투자 유치는 실로 고무적이다. 쿠어스텍코리아(주), SK바이오사이언스(주), 에이시디(주) 등 3건의 투자협약 체결을 비롯해 짧은 기간 1조원대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해 냈다.

블루원(주), 포항제철, 일진그룹, LG그룹 등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협의를 진행해 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도 대규모 투자유치가 잇따를 전망이다.

오랜 숙원사업들도 차근차근 해결되고 있다. 10년 동안 끌어온 영천경마공원이 지난 5일 드디어 실시설계에 들어간 것이 대표적이다. 경마공원 문제 해결을 위해 이 도지사는 청와대를 직접 찾아가 농업비서관을 만났고, 농식품부장관에게도 수차례 강한 주장을 내놨다는 후문이다.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전혀 진척이 없었던 경마공원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된 것은 그의 마당발 인맥이 주효한 셈이다.

북부권 최대 숙원 사업의 하나인 ‘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이 도지사는 산업단지 실사단이 영주를 방문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현장으로 달려가 직접 설명했다. 국가산단 하나 없는 북부권에 찾아온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그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의 공모사업을 통해서도 경북은 톡톡히 실익을 챙겼다. 전북 김제와 함께 상주에 유치해 낸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16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경북 농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책사업이다. 이의 유치에는 이 도지사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그가 청와대와 농식품부에 당위성을 직접 설명하고, 정치권에도 끈질기게 매달린 것이 큰 효과를 본 때문이다.

현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에서도 경북은 두각을 나타냈다. 지진 발생 지역인 포항 흥해를 비롯해 8개 지구가 선정돼 내년부터 본격적인 도시재생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확보한 국비만 170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이 밖에도 농촌개발, 지역문화재 활용, 산촌거점 육성, 낙동강 녹조제어 통합 플렛폼 구축, 첨단 도로교통체계 구축 등 잇단 공모사업에서 쾌거를 이뤄냈다.

이러한 성과의 이면에는 몰라보게 달라진 공직사회가 있다. 도지사부터 집무실을 축소해 도민사랑방으로 내준 데에 이어, 도지사실 개방, 의전간소화, 사업․과제 중심의 T/F팀 활성화, 메가프로젝트 발굴 T/F팀 가동, 공무원․전문가․기업인 협업체계 구축 등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공직 내부의 자정 노력은 치열했다.

공직내부의 소통도 활발해졌다. 간부회의가 토론 위주로 변화됐고, 도지사와 직원 간 격의 없는 다양한 만남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도지사가 개설한 단체 카톡방은 공직내부의 중요한 소통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야당 도지사라는 우려를 불식하듯 중앙정부, 정치권과의 협력도 매우 긴밀했다. 두 차례 청와대를 방문해 탈원전 정책에 따른 지역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다각적인 대안도 제시했다.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정치권과도 끈끈하게 협력을 다져왔다.

지난 8월 29일 구미를 방문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 국가예산과 관련한 지역의 민심을 고스란히 전달해 주목을 받았다. 자유한국당과도 2차례에 걸친 당정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협력체계를 상시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취임해 보니 참으로 참담했다.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경북의 실상이 이처럼 어려운지를 몰랐다. 청년은 일자리를 찾아 경북을 떠나고, 농촌에는 아기 울음소리가 뚝 끊기고, 기업은 서울로 해외로 속속 옮겨가고 있어, 생존을 걱정해야 할 지경이었다”며 “그래서 그저 그런 변화로는 안 된다. 경북을 다시 세운다는 심정으로, 변화의 새바람을 만들기 위해 도지사부터 모든 권위를 내려놓고 오로지 도민만 바라보겠다는 각오로 뛰어왔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현장에서 변화에 대한 도민들의 뜨거운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시 일어 설수 있다는 그런 가능성도 목격하게 됐다”며 “이제 경북에도 새바람이 불기 시작한 만큼, 이러한 바람을 도내 곳곳에 거세게 불러 일으켜, 우리 경북이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에 설 수 있도록 온 몸을 던져 일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