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의사 드니 무퀘게 씨(63·사진)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을 비롯한 세계인에게 성폭력과 맞설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무퀘게 씨는 7일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노벨상 수상으로 성폭력 피해 여성의 괴로움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산부인과 의사인 무퀘게는 콩고 내전 중 잔인한 성폭행이나 신체 훼손을 당한 여성 피해자들을 치료한 공로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뽑혔다.

일본 언론을 상대로 한 인터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성폭력과 맞설 '책임'을 언급하면서 일본을 특별히 언급한 것은 일본의 전시 성폭력인 위안부 문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추정된다.

무퀘게는 지난 2016년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방한했을 때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도쿄를 방문했을 때 위안부 할머니의 증언 영상을 봤는데 마음에 깊이 와 박혔다"며 위안부 문제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였었다.

그는 당시 "할머니들이 민주콩고에서 제가 치료했던 15, 16살 소녀들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며 "성폭력을 근절하고 피해자들을 회복시키기 위해 계속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언론들은 무퀘게가 2016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위안부 문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시민단체인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WAM)'의 이케다 에리코(池田惠理子) 명예관장은 아사히신문에 "무퀘게가 방일했을 때 위안부 자료관에 안내했다"며 "위안부 여성의 상황에 대해 열심히 귀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다만 교도통신의 인터뷰 기사에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무퀘게 씨의 다른 발언은 없었다.

수술 중 수상자 결정 소식을 들었으며 다음날도 보통 때처럼 성폭력 피해자를 치료했다는 무퀘게는 '미투'(#MeToo·성폭력 고발) 운동의 확산을 언급하며 "최근 수년간 여성이 (성폭력) 피해를 밝히기 쉬운 상황이 되고 있다. (문제 해결에) 희망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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