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대상 '차주→주유소' 전환…부정수급 1회 적발 시 3년간 거래정지 '철퇴'
'年 3000억원' 줄줄 새는 화물차 유가보조금 관리 강화한다
연간 최대 3천억원으로 추산되는 화물차 유가보조금 부정수급으로 혈세가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단속과 처벌을 대폭 강화한다.

앞으로 유가보조금을 부정수급하는 화물차주는 1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되고, 이에 공모한 주유 업자는 최대 5년간 유류구매카드가 거래 정지된다.

국토부는 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화물차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방지방안을 내놨다.

정부는 2001년 에너지 세제를 개편하면서 화물차 유가보조금 제도를 도입, 경유·LPG 유류세 일부를 영세한 화물 차주에게 보조금 형태로 환급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작년 한 해에만 전국 40만대의 영업용 화물차주에게 1조8천억원의 유가보조금이 지급됐다.

하지만 일부 차주는 주유소와 공모해 일명 '카드깡'을 하는 수법으로 보조금을 부풀려 받거나 운전면허 취소 등 수급자격을 상실한 차주가 계속 보조금을 받는 등 부정수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단속된 부정수급 사례는 2천890건, 액수는 약 64억원 규모다.

하지만 국토부 연구용역 결과 실제 부정수급 규모는 최대 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국토부는 먼저 단속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현재 화물차주 중심의 단속 체계를 주유소 중심으로 전환한다.

대부분의 부정수급이 주유 업자와 공모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단속이 비교적 쉬운 주유소를 집중적으로 점검해 부정수급을 잡아낸다는 방침이다.

당장 다음달부터 주유소 단속을 위해 전국 10개 지역본부에 180여명의 인력을 투입, 한국석유관리원과 합동점검을 벌인다.

대부분 주유소는 유류판매시스템(POS)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국토부 보조금 정산시스템(FSMS) 기록과 비교하면 부정수급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처벌도 대폭 강화한다.

부정수급에 가담·공모한 주유 업자는 현재 1회 적발 시 6개월, 2회 적발 시 1년의 유류구매카드 거래정지에 처하지만, 앞으로는 1회 적발 시 3년, 2회 적발 시 5년간 거래정지 조치한다.

아울러 '카드깡' 등 불법행위는 행정처분과 함께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한다.

이 혐의가 확정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유혹을 부르는 구조도 개선한다.

현재 12t 초과 화물차의 경우 보조금을 주는 주유 탱크 용량 기준이 800ℓ로 설정돼 있지만, 실제 주유 탱크 용량은 380ℓ(최대 500ℓ)에 불과해 용량 부풀리기를 통한 부정수급 유혹을 받기 쉬운 구조다.

앞으로 주유 탱크 용량은 현재 't급별 일괄 적용'에서 차량 제작사와 차주 확인을 통해 차량별 실제 탱크 용량으로 정비한다.

관련 처벌도 강화해 현재 한 차례 단속에서 여러 회 부정수급이 적발돼도 차수 위주로 처벌하는 데 그쳤지만, 앞으로는 1차 단속에서 여러 회 부정수급이 확인되는 경우 회수에 따라 1회 6개월, 2회 이상 1년간 유가보조금 지급을 정지한다.

유가보조금 대상 차량이 아니거나 기사의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등 무자격 차주의 수급도 막는다.

무자격 차주의 보조금 부정수급 사례는 작년에만 전체 부정수급의 40%인 1천166건(11억9천)에 달할 정도로 빈번한 실정이다.

이같은 부정수급은 부정수급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카드결제를 통한 보조금 지급을 차단하지 않고 '선지급 후조사·처분'하는 관행 때문에 발생했다.

국토부는 이를 막기 위해 FSMS와 면허·운수종사자관리시스템 등을 연계, 보조금 수급자격 상실 시 지급이 자동으로 정지되도록 하고, 탱크 용량을 초과해 주유하면 지급이 거절되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대책으로 화물차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감시체계 사각지대가 해소돼 유가보조금이 꼭 필요한 곳에 적정 수준으로 지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