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TV, '김정일 방러' 회고물 방영…김정은 방러추진 속 눈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북한 조선중앙TV가 2002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극동지역 방문을 되짚으며 그 의미를 선전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해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TV는 지난 7일 오후 '방문기 - 원동(극동)이 간직한 추억, 인민적 지도자'라는 제목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현지 취재를 통해 김정일 위원장의 방러 당시 흔적을 회고한 26분 30초 길이의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중앙TV에 따르면 이번 취재는 현지 방송사가 북러 수교 70주년(10월 12일)을 맞아 '공동촬영'을 제의한 데 따른 것이다.

프로그램은 김정일 위원장이 16년 전 방문한 블라디보스토크의 여러 장소를 중앙TV와 러시아 현지 취재진이 함께 찾아가 당시 김 위원장을 만난 러시아 인사들의 소감을 전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측 수행기자로 두 차례 인터뷰했던 올가 말리체바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통역관, 그를 안내했던 호텔 총지배인과 상업센터 부지배인, 빵공장 박물관장, 무역항 전 총지배인 등이 두루 인터뷰에 응했다.

중앙TV는 이들이 전하는 김정일 위원장의 '애민 면모'를 부각하면서 북·러 양국의 유대를 강조했다.

중앙TV는 "조러(북러) 두 나라 인민의 친선의 정을 뜨겁게 이어준 김정일 동지의 모습은 조러 친선관계의 영원한 초석으로 된다고 우리와 만난 모든 사람은 한결같이 피력했다"고 전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당시 블라디보스토크 회담에 대해 "(관계) 발전의 튼튼한 토대를 마련하시고 두 나라 인민의 행복한 생활을 꽃피우는 데 이바지하셨음을 이곳 인민들은 잊을 수 없어 했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일단은 북러 수교 70주년을 맞아 제작된 것으로 보이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 일정이 본격적으로 조율되는 상황에서 양국의 친선관계를 부각하며 '분위기 조성'을 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하며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날짜와 장소를 협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8일 국무회의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별도로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